2조원대 잠실스포츠·마이스조성사업 내년 12월로 연기 카카오, 창동 서울아레나 실시계획승인 기간연장 요청'자잿값인상' CJ라이브시티 아레나 공사중단…재협상중 줄줄이 착공지연·좌초위기…"컨소 구성시 협상력 하락"
  • ▲ 한화그룹 사옥. ⓒ한화그룹
    ▲ 한화그룹 사옥. ⓒ한화그룹
    급격한 금리인상 여파로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대형복합개발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자잿값과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오르며 재정부담이 가중된 상황에 대출이자 등 자금조달 비용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사업추진 동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특히 올초 사업비 2조원대 '잠실 스포츠·마이스(회의·전시) 복합공간 조성사업' 착공이 1년뒤로 밀리자 업계 일각에서는 다수 복합개발사업이 사실상 지연 또는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 비중을 줄이고 복합개발사업에 '올인'한 한화 건설부문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서는 잠실 마이스사업을 시작으로 착공지연이 현실화할 경우 실적과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민간투자(BTO)방식 대형복합개발 프로젝트가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그동안 복합개발사업에 주력해 온 한화 건설부문은 올초 잠실 마이스사업 착공이 연기된데 이어 시공사로 참여한 '창동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조성사업'과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조성사업'까지 줄줄이 지연되면서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잠실 마이스사업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화 컨소시엄과 서울시 운영계획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져 착공시점이 내년 12월로 1년이상 미뤄졌다.

    당초 올 하반기 착공이 목표였지만 금융비용 증가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잠실돔구장 건립계획 발표로 추가자금 투입이 불가피해지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화 컨소시엄에는 한화 건설부문을 주축으로 16개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을, 카카오가 시행을 맡은 '창동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조성사업'도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카카오가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를 이유로 서울시에 실시계획 승인신청 기간연장을 요청했고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오는 7월이었던 착공시점이 뒤로 밀리게 됐다. 연장된 승인신청 기간은 올해 10월3일까지다. 카카오는 벌어진 기간내 자금조달 및 시공계획을 확정 지을 계획이다.

    한화 건설부문의 또다른 사업장인 'CJ라이브시티 아레나 공연장'은 공사가 일시중단됐다. 사업주체인 CJ라이브시티가 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등을 이유로 한화 건설부문에 공사중지를 통보한 것이다. 현재 양사는 비용상승분을 고려한 계약재협상을 진행중이다.

    이처럼 시장환경이 악화되면서 한화 건설부문이 추진중인 복합개발사업들은 착공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잠실 마이스사업외 한화 건설부문이 추진하고 있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로는 △천안아산역 역세권부지 개발사업(공사비 9000억원)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2조원) △대전 역세권 복합개발사업(1조원)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1조2000억원) 등이 있다.

    이중 지난해 3월 공사에 들어간 천안아산역 역세권부지 개발사업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업들은 올해 안에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현시점에서 연내착공이 가시화된 것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뿐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통상 민자사업은 민관 협상진행 정도에 따라 상당히 유동적인 진행상황을 보인다"며 "특히 복합개발사업 경우 다수 주체가 연관되기 때문에 착공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형프로젝트 착공이 줄줄이 연기될 경우 향후 추가수주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한화 건설부문은 또다른 대형프로젝트인 경기 성남시 '백현마이스사업 도시개발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총사업비 2조7000억원 규모인 이사업에는 한화 건설부문을 비롯해 건설사·증권사·자산운용사 등 총 79개사가 사업참여확약서를 제출하며 치열한 수주전을 예고하고 있다.

    입찰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모절차를 밟으면 된다. 컨소시엄중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곳중 1곳을 포함해야 하며 최대 3곳까지 참여할 수 있다. 다만 10위권내 건설사간 컨소시엄 구성은 제한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 13위인 한화 건설부문이 사업에 참여하려면 10위권내 건설사와 팀을 꾸려야 하는데 다른사업 착공지연이 장기화되면 컨소시엄 구성시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사업에 참여할 타건설사와 차별화를 두려면 기존에 수주했던 사업을 가시화할 필요가 있지만 시장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