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알 카타니 4년 만 퇴임2021-22년 연달아 최대 실적 갱신비정유 부문 확대 통해 안정적 수익 구조 개편차기 CEO, '샤힌 프로젝트-수소사업' 중점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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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세인 알 카타니(Hussain Al Qahtan) 에쓰-오일(S-OIL) 최고경영자(CEO)가 약 4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그의 지휘 아래 회사는 석유화학 분야 확장 등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채비를 갖췄다. 바통을 이어받을 차기 CEO의 향후 행보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다음 달 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안와르 알 히즈아지(Anwar A. Al-Hejazi) 아람코 아시아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사내이사가 한 명 뿐이어서 사내이사 신규 선임이 사실상 대표이사 교체를 의미한다.

    후보자에 대해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에너지 회사 아람코의 임원을 역임하고 있는 에너지업계 전문가로, 회사의 경영과 글로벌 성장 및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부터 아람코 아시아 사장으로 재직해왔다.

    후세인 알 카타니 현 에쓰오일 CEO는 퇴임 절차를 밟게 됐다. 향후 거취는 아직 미정이다.

    앞서 2019년 6월 취임한 그는 그 다음 해까지 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항공 여객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폭락 영향이다. 

    이후 중장기 성장 전략인 '비전 2030'을 통해 대대적인 석유화학 설비 투자를 선언했다. 정유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하는 등 실적 안정성을 높여갔다. 

    그 결과, 2021년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등 반전에 성공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항공 여객 수요가 증가하고 2018년 4조8000억원을 들여 완공한 정유 석유 화학 복합 시설(RUC&ODC)이 풀가동한 효과다. 지난해에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 판매단가 상승까지 겹쳐 영업이익 3조4052억원을 기록, 연간 최대 실적을 또 갱신했다.

    알 카타니 CEO는 에쓰오일의 2단계 석유화학사업인 ‘샤힌 프로젝트’ 도중 회사를 떠나게 됐다. 지난달 시작된 샤힌 프로젝트에는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투자액인 9조258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는 석유 화학의 비율을 생산 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까지 확대할 구상이다.

    주요 시설은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연간 에틸렌 생산량 기준 180만t),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LPG, 나프타)로 전환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 시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과 저장탱크 등 관련 설비들로 구성된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6년 6월 완공 예정이다. 

    결국 알 히즈아지 내정자는 주력 사업인 정유-윤활기유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면서 샤힌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이끌어야 한다.

    현재 정유업계 상황은 좋지 않다. 수요 감소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 수익의 바로미터다. 정유업계에선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 달러로 본다. 

    지난 20일 기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2.35 달러에 불과하다. 에쓰오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9% 감소한 587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 등 신사업도 주요 과제다. 

    회사는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수소산업 전반에서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엔 수소 경제의 핵심인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에프씨아이(FCI)에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하고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대표 선임안이 오는 5월 임시주총에서 통과되면 향후 구체적 계획을 말씀드릴 예정”이라며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