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삼성·대치·청담 토허제 재지정 예상…"해제문의 급증"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1년 연장…2년 실거주만 매입가능 잠실, 급매물소진후 3.1억~5억원이상 상승한 가격에 거래 "토허제 연장시 풍선효과 우려…단지별 축소지정 고려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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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이 잇따르면서 대상지역 주민들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사유재산권 침해 여론이 확산되고 잇는 가운데 집값억제 효과도 미미해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이 예상되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부동산시장에선 "사실상 1년짜리 희망고문"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반등 조짐이 나타나면서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서울시는 2020년 6월23일부터 이들지역을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인근지역'(총 14.4㎢)으로 묶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6㎡이상 토지를 사고팔때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주택구입시 2년 실거주 목적으로만 살 수 있어 전세를 끼고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올초만해도 지역주민들은 규제해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국토교통부가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21개구와 경기 전지역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투기지역에서 전면 해제하는 등 전방위 규제완화에 나섰기 때문이다.하지만 하락세를 이어가던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전환되는 등 시장회복 조짐이 나타나자 상황이 달라졌다. 강남권 일부 고가단지들에선 신고가 경신도 이어졌다.결국 4월 △압구정 아파트지구 △여의도 아파트지구 △목동택지개발지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4구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연장됐고 '잠삼대청' 주민들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재지정까지 아직 한달이상이 남았지만 지역사회에선 벌써부터 실망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잠실동 C공인 관계자는 "늘어날 대로 늘어난 세금부담에 매물을 털어내고 싶어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탓에 팔리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집주인들이 적잖다"며 "요즘은 매수문의보다 규제해제 가능성을 묻는 집주인 전화가 더 많은 지경"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 취지는 이해되지만 자금난에 허덕이는 이들의 퇴로까지 막아버린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조치"라고 덧붙였다.같은지역 K공인 관계자는 "잠실 일대는 노후 재건축단지가 많고 잠실 마이스사업 등 개발호재까지 예정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이 3월부터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 대장주아파트 호가가 급매소진후 수억원씩 뛰고 있어 허가구역 재지정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내 일부 고가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실제로 지역 대장주아파트중 하나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는 올해에만 31건 계약이 이뤄졌다. 거래량이 늘면서 매매가격도 뛰었다. '잠실엘스' 전용 84㎡는 1월 18억7000만원(4층)에 거래됐는데 이달에는 3억1500만원 뛴 21억8500만원(11층)에 팔렸다.재건축단지도 거래량과 가격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 재건축단지인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는 올해 25건 계약이 성사됐고 거래가격도 4개월새 전용 82㎡ 기준 21억7500만원에서 26억7600만원으로 5억원이상 뛰었다.다른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강남구 청담동 '청담8차상지리츠빌' 전용 203㎡는 직전거래가인 26억3500만원(3층)보다 12억1500만원이나 뛴 38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연장되면 강남권외 다른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 거래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동별이 아닌 단지별로 허가구역을 축소지정하는 등 대안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