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하던 증권주 4월 들어 1분기 호실적 기대에 상승SG사태 이후 다시 하락…주가 반등에 '찬물'대규모 CFD 미수채권 발생 가능성·2분기 증시도 주춤
  • 1분기 호실적 기대감에 모처럼 반등했던 증권주들이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울상 짓고 있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장외파생상품 차액결제거래(CFD)가 주가조작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지난 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2.56% 하락했다. 

    개별 증권주들을 살펴보면 지난 24일부터 한 주 동안 다올투자증권 -35.62%, 키움증권 -10.51%, 유안타증권 -4.02%, 삼성증권 -3.01% 등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증권주들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올초부터 이어진 증시 상승세에 모처럼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증권주는 반등 채비를 하던 중이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KB증권은 1분기 140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적자를 기록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흑자로 돌아섰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1분기 순이익 119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앞서 지난 3월 한 달 동안 7.95% 급락한 증권지수는 증권사들의 1분기 예상 밖 호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달 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상승 탄력을 받았다.

    지난달 3일부터 21일까지 4월 들어 5.59% 상승하며 모처럼 반등했던 상황이다.

    오르던 증권주 주가에 찬물을 끼얹은 건 SG증권발 폭락 사태다.

    앞서 지난 24일 선광·하림지주·다우데이타·삼천리 등 8개 종목에 대한 대량 매물이 SG증권을 통해 쏟아지며 연이어 하한가를 기록했다.

    특히나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거론되는 주가조작 세력이 증권사의 CFD를 악용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증권주에 대한 시선은 싸늘해지고 있다.

    CFD 투자자들이 손실액을 정산하지 못해 최종적으로 미수 채권이 발생하면 증권사들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로 개인투자자가 원금초과 손실분을 갚지 않을 경우 적게는 증권사별로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CFD 미수 채권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교보증권,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CFD 서비스의 신규 가입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분기 증시를 견인했던 2차전지 종목들의 급등이 잦아들고 있고 상승 추세이던 거래대금도 주춤하는 추세다. 1분기 깜짝 실적을 견인했던 브로커리지 등 수수료 수익을 2분기에도 마냥 낙관할 수만 없는 상황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상품 관련 이슈로 인해 증권주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에 현재는 실적 호조가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국내 거래대금의 확대 지속 여부는 미지수다. 향후에도 1분기와 같은 양호한 실적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