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교수 유력한 구도 속 김덕수·김필권 전 기획이사 재조명공단 노조, '감염병 전문가·공급자' 이사장 반대입장 표명87년 입사 공단맨들 "조직체계 개선·재정 건정성 확보 시급"
  • ▲ 차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최종 3인에 오른 정기석 교수, 김덕수·김필권 전 기획상임이사.
    ▲ 차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최종 3인에 오른 정기석 교수, 김덕수·김필권 전 기획상임이사.
    차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집중 거론되는 가운데 내부 출신 공단맨들의 출사표가 주목된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외부인사 대신 조직을 잘 아는 인물이 수장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언더독의 반란이 시작됐다. 

    9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정기석 교수와 김덕수·김필권 전 기획상임이사가 차기 이사장 공모와 관련 면접을 통해 최종 3인의 후보로 올랐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후보자 재청과 대통령의 최종 임명만이 남은 상태다.

    그간 건보공단은 수장인 이사장직에 외부인사, 특히 의사 출신인 경우는 많았지만 내부 인사가 오르는 경우는 없었다. 

    이에 따라 의사이면서 국가감염병 위기대응자문위원장직을 수행 중이며 과거 질병관리청의 전신인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직도 수행한 바 있는 정기석 교수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하지만 건보공단 노조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가 건강보험 전반의 업무를 수행하기 역부족인데다가 수십억 원 규모의 민간보험 가입 등이 이사장 자질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특히 유관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의사인 강중구 원장이 임명된 상황이라 보험자 기능의 강화가 아닌 의료공급자, 즉 의료계의 편에 서 업무를 수행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그의 건보제도 관련 철학과 소신 등에 대한 공개 질의를 요구한 상태다. 

    논란이 가중되자 내부 출신 지원자의 역할론이 재조명되고 있다. 건보공단에 1987년 입사해 소위 '공단 2인자'로 불리는 기획상임이사자리에 올랐던 2명의 인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덕수 전 기획상임이사는 1987년 직장조합에 입사해 경영지원실장, 인재개발원장, 기획조정실본부장, 경인지역본부장, 서울강원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이사는 "이제는 내부 출신이 이사장을 맡아 조직체계를 제대로 형성해야 할 때가 됐다"며 "주요 직책을 두루 경험하며 어디가 부족한 부분인지,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상태"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금 공단 조직과 건보 제도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이 제시되지 않으면 과거로 역행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열정을 가진 수장이 나와야 혁신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필권 전 기획상임이사 역시 1987년 아산군 의료보험조합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건보공단 경북북부지사장, 자격부과실장, 대전지역본부장 등을 거쳤다. 이사장 직무대리 경험도 있다.

    그는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됐다"며 "과거 공단의 살림살이를 책임졌던 경험이 있는 이 분야 전문가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까지 총 3번의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삼수생인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이유는 삶의 전부였던 조직의 발전을 위한 명확한 개선 방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