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근 치협회장, 80~90% 파업 동참 예상했지만 실제론 '정반대'애초에 간호법 이슈와 연관성 적은 치과계전공의들도 "평간호사와 협력" 강조… 파업 미참여 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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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법 반대 의료계 2차 부분파업에 치과 개원가 참여가 도드라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의료공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앞서 1차 부분파업은 간호조무사 중심의 연가 투쟁이었고 지난 3일 진행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주축으로 간호법을 반대하는 13개 보건의료단체가 모인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에 따르면 이날 파업에 약 4만명 참여를 예상했다. 특히 치과 개원가 원장들 대다수가 병원 문을 닫아 치과 진료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실제 박태근 치협 회장은 "전국 치과의 80~90%인 2만여 곳이 휴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내용으로 협회 차원의 파업 참여 공문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박 회장의 주장과 달리 적어도 치과 개원가 80~90%는 문을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파업에 참여하기 위해 휴진을 선택한 일부 치과도 있었지만 주로 치과협회에서 주요 업무를 맡고 있는 원장인 경우가 많았다.

    이날 서울 소재 A치과 원장은 "애초에 파업에 참여할 생각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간호법은 반대하지만 이를 위해 휴진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라며 "단축진료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B치과 원장은 "목요일이 원래 휴진인 경우라면 문을 닫겠지만 예약환자가 있는데 이 일정을 바꿔가며 파업을 할 생각은 없다"며 "주변 병원도 거의 다 문을 열고 환자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과 주도의 간호법 반대 2차 부분파업은 예상과 달리 의료공백의 규모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에 치과계는 간호법 이슈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동네치과에는 치위생사나 간호조무사가 주로 근무하고 있으며 간호사의 수는 약 300명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2차 부분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전공의들도 빠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와 평간호사는 애증의 동료, 만들어진 갈등 해소와 협력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기성세대의 직역갈등에 따라 서로가 싸우지 말고 우리를 한 때 쓰고 버리는 부품처럼만 취급하는 병원 경영진,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일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건강보험제도, 현장 처우 개선에는 관심 없는 기성 정치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치과 주도의 2차 부분파업이 예상됐지만 의료공백이 발생하진 않았고 전공의 미참여 분위기가 형성돼 일선 대학병원에서도 진료에 차질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오는 17일 진행될 범의료계 연대 총파업의 규모가 얼마나 커질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으로 지속적인 정부차원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