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중금리 대출액 1.6조원…취급 건수도 줄어시장금리 상승 여파…높아진 이자율에 진입 장벽 올라
  • 저축은행들의 중금리 대출 공급 규모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대출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서민들이 저축은행에서도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신용점수가 601~700점인 대출자가 올해 1분기 민간 중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적용받은 금리는 평균 15.47%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14.10%)보다 1.37%포인트 올랐다.

    민간 중금리 대출은 금융회사가 신용 하위 50%인 차주에게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로 공급하는 신용대출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민간 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을 17.5%로 책정한 바 있다. 금융사가 이 조건에서 중금리 대출 목표를 달성하면 당국은 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하지만 중금리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대출 규모를 줄이는 모습이다.

    1분기 저축은행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사잇돌 대출 제외) 취급액은 1조668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595억원) 대비 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취급 건수도 14만6683건에서 11만516건으로, 대출 실행 저축은행 수도 33개사에서 30개사로 각각 줄었다.

    중금리 대출 부진의 배경으로 금리 상승과 건전성 관리가 꼽힌다. 

    지난 1분기는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시장금리가 오르는 추세였지만, 은행권의 예금(수신)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분기 평균 연체율이 5.1%로 지난해 같은 기간(3.5%)보다 1.6%포인트 올랐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들도 금리를 무리하게 낮추지 않고 대출 공급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 중금리 대출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대표적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의 1분기 조달 금리도 올랐다.

    햇살론은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이거나 신용점수가 하위 20%에 해당하면서 연 소득 45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에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을 받아 대출을 실행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저축은행의 햇살론 조달 금리는 2개월 전 1년 만기 정기예금 신규 취급분의 가중 평균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분기 취급분 햇살론의 조달 금리는 5.57%로 지난해 같은 기간(2.42%)보다 3.15%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취급분 조달 금리인 4.19%와 비교했을 때도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저축은행업계는 2분기 시장금리가 안정되면서 중금리대출과 햇살론의 금리도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취급분 햇살론 조달금리는 4.14%로 3월(5.2%)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말 5%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가 2월에 2%대 중반까지 떨어진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