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신세계백화점 신성장추진위 대표로 선임백화점 공간 전략과 신사업의 결합… 미래 혁신 주도스타벅스 이어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사업부문 도 맡아
  • ▲ 이석구 대표
    ▲ 이석구 대표
    신세계그룹 내 최장수 CEO로 꼽히는 이석구 대표가 또 한 번 자리를 옮겼다. 스타벅스코리아(현 SCK컴퍼니),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최근 신세계백화점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4일 신성장추진위 대표로 이석구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사업부문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지난 2020년 8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합류한 지 약 2년 9개월 만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에 발맞춰 기획관리본부 산하에 신설된 뉴비즈 담당, 상품본부 산하의 아트앤스페이스 담당을 신설했다. 이석구 대표가 수장을 맡은 신성장추진위는 두 조직과 함께 백화점 공간혁신 전략과 신사업(New Biz)의 결합을 통해 미래 혁신을 주도하게 된다. 이 대표와 함께 신세계백화점의 미래를 그릴 조직장 등 인력은 현재세팅중이다.

    이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를 2007년 1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1년 4개월간 이끌며 스타벅스 성공신화를 쓴 전문경영인이다.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경영관리실 이사보, 본사사업지원담당 이사 등을 거쳤다. 1999년 신세계백화점으로 건너온 이 대표는 2001년 이마트부문 지원본부 부사장, 2002년 조선호텔 대표이사를 거쳐 2007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 대표는 매장에 무료 와이파이와 전기 콘센트를 설치해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업계 최초로 스타벅스 카드와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선보였다. 모바일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 오더를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처음 도입했다. 이 대표의 혁신으로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은 2008년 1700억원에서 2018년 1조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2019년 이 대표가 갑작스레 물러났지만 2020년 신세계인터내셔날에 깜짝 복귀했다.

    자주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 2010년 이마트로부터 생활용품 브랜드 자연주의를 양수해 2012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리뉴얼한 브랜드다.

    자주사업부문에 합류한 이 대표는 매장 확대와 전략 상품 육성으로 성장을 이어갔다. 업계는 자주사업부문의 매출은 2017년 16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 ▲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전경ⓒ신세계백화점
    ▲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전경ⓒ신세계백화점
    무엇보다 이 대표 선임은 신세계백화점의 위기감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209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2% 하락한 11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명품을 중심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으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따른 명품 수요 둔화, 소비 침체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했다. 실적을 이끈 명품 부문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7%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이 30%에 달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에 불확실성이 커진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신세계백화점은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을 통해 위기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명품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 요소를 접목해 소비자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신성장추진위 대표로 스타벅스를 10년 이상 이끈 이석구 대표를 선임했다"라면서 "스타벅스의 혁신적인 고객 경험과 공간 전략을 통한 성공 신화를 백화점에서 다시 한번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사업본부장으로 조인영 전무가 선임됐다. 조 전무는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신세계백화점 라이프스타일 담당에서 신세계라이브쇼핑 이노베이션 디비전 머천다이징 총괄로 보직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