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매수 9조9224억, 매도 6조9340억저축성보험 우려 벗어나2분기 2조 콜옵션 변수
  • 지난달 보험사의 채권거래 총액이 한달새 3조원 가량 순매수로 급증했다. 저축성보험 대규모 만기가 지나가자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다만 여전히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조기상환권(콜옵션) 대규모 만기를 앞두고 있는데다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쳐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보험사들이 매수한 채권의 금액은 9조9224억원으로, 매도금액(6조9340억원)보다 2조9884억원 가량 컸다.

    이는 올 들어 최대 규모로, 지난 1분기까지 1조961억원을 순매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 처음으로 순매수로 전환한 것이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6일까지 7972억원 가량 순매수 경향을 보여 당분간 채권 매수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분기까지 보험사들에 도래했던 저축성보험 대규모 만기 물량이 정리되면서 유동성 경색이 해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더 이상 보험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다.

    2013년 2월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판매가 급증했던 10년납 저축성보험 만기도래 시점이 지난해 말과 올 초에 한꺼번에 몰린 영향이다.

    실제 대규모 보험금 지급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보험사들은 현금 마련을 위한 채권 매각에 집중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28조원 가량의 채권 순매수를 보였던 보험사들은 지난해 4분기 4조5490억원 순매도로 전환됐고 지난 1월 한달에만 3조491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후 저축성보험 만기가 해소되면서 채권 매도금액은 감소하고 있다. 월별 보험사의 채권 매도금액은 ▲1월 13조5702억원 ▲2월 9조2193억원 ▲3월 11조5216억원 ▲4월 6조9340억원 ▲5월(16일 기준) 4조6686억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만기 도래가 끝나면서 채권 매각이 다소 줄어들면서 순매수로 전환했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강도가 약해지는 동시에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시장금리가 정점이라는 인식 속에 채권투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본성 증권의 콜옵션 도래 등 유동성 위기가 끝났다고 보기엔 섣부른 판단이란 분석도 나온다. 올해 2분기에만 2조원에 달하는 자본성증권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별로 보면 ▲한화생명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 ▲메리츠화재 1000억원 ▲DB생명(300억원) ▲DGB생명(500억원) ▲KDB생명 2억 달러(약 2680억원) ▲롯데손해보험(600억원) ▲신한라이프(2000억원) 등이다.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콜옵션 이행을 위해선 자금조달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고금리 상황과 맞물려 보험사들의 이자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유럽 크레디트스위스(CS)가 신종자본증권을 미상환하기로 결정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되며 채권 투자 움직임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자금여력이 적은 중소형 보험사들은 콜옵션 상환 및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