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올해 혈액 수급 위기 단계 '심각' 전망 국내 헌혈 가능 인구 오는 2025년 약 30% 감소 예상선바이오·듀셀바이오·레드진 등 인공혈액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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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고령화·저출산·감염병 등으로 헌혈에 따른 혈액 공급이 감소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자 인공혈액 개발을 위해 기업과 정부가 대책 마련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공개한 헌혈통계 자료에 따르면 평균 헌혈 공급은 지난 2013~2017년 296만 9,165건에서 2018~2022년 270만 7,841건으로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약 5%가 감소하면서 혈액난이 점차 한계에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보건복지부도 올해 국내 혈액 수급 위기 단계가 '관심'에서 가장 긴급한 단계인 '심각'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되면서 올해 국내 헌혈 가능한 인구 3,917만 명에서 향후 2050년에는 약 30% 감소한 2,758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위기상황 속에 헌혈 수급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선바이오·듀셀바이오·레드진 등이 인공혈액 개발에 나섰다. 

    선바이오는 인공혈액 개발을 목표로 설립된 회사로, 소의 적혈구에서 추출한 헤모글로빈에 자사의 PEGylation 기술을 적용한 제품 'SB1'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외환위기에 따라 중간됐지만, IND 신청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인공혈액 2세대 제품 'SBX'를 개발해 특허출원 했다. 회사는 인공혈액과 뇌졸중 응급처치제를 중심으로 2024년까지 전임상을 완료해 이듬해에 임상1상 IND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듀셀바이오도 인공혈소판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줄기세포에서 혈소판을 생성하는 거핵세포 분화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인공혈소판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학〮연〮병〮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컨소시엄에는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엑셀세라퓨틱스·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상용화지원센터·삼성서울병원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레드진도 인공혈액 개발을 위해 설립돼, 지난해 말에는 근 소프트웨어 기반의 체외 진단 의료기기 개발 회사 퓨리메디와 '임상용 인공적혈구 개발 및 혈액 기반 질병 진단·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3월 정부가 선정한 보건의료 연구·개발 다부처 공동사업 3대 과제 중 하나에 해당하는 인공혈액 개발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수혈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인공혈액 개발 도전에 이어 정부도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총 471억 원을 투자해 '세포 기반 인공혈액' 개발에 뛰어든다. 오는 2037년까지 15년간 보건복지부 등 범부처의 기술 개발과 안전성 평가, 대량생산 기반 구축, 연구자원 제공, 규제 마련 등을 통해 인공혈액을 대량생산 및 실용화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예산은 약 58억 원으로 향후 필요시 추가 재정을 투입할 예정이다. 본 연구는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착수에 돌입한다. 

    인공혈액 개발을 위해 국내 기업은 물론 정부도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례가 없는 미개척 분야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공혈액의 경우 최소 500mL부터 대용량이 인체에 주입되기 때문에,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 이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해 개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선진국에서도 승인 사례가 없다.

    긴 개발 기간도 문제다. 당장 국내 혈액 공급은 한계에 임박하고 있지만, 인공혈액 개발은 통상 최소 10년이 넘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배양한 인공혈액 전 세계 최초로 임상 시험에 돌입하면서 개발 가능성에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이다"며 "그러나 인공혈액은 부작용 등에 따른 위험성이 있어 체내 잔존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독성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혈액 공급이 이미 한계에 임박하고 있기 때문에, 한계에 도달한 혈액 공급난은 긴 인공혈액 개발 기간을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며 "당장 부족한 혈액 마련과 인공혈액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세계 인공혈액 시장규모는 지난해 62억 달러(약 7조6,000억 원)에서 해마다 20.5%씩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156억 달러(약 19조2,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