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금통위…부진한 경기 상황에 금리 동결 전망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져…"경기침체 선제대응"한미 금리차에 외국인 자금유출 가능성…"연내 인하 쉽지 않아"
  • 한국은행 오는 25일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미 금리차가 175bp로 역대 최대 수준이지만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비교적 안정되고 물가는 3%대로 둔화된데다 경기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어서다.

    21일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 모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3연속 동결을 예상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부진한 경기 상황이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무역수지 적자도 예상보다 오래갈 것 같다"며 "얼마 전까지 환율과 미국 금리 정책 등을 고려해 한은도 좀 더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했지만, 이처럼 경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라도 금리를 올릴 이유는 사라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 반등세도 미약하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 효과보다는 경기 위축 위험을 더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물가 상승세가 최근 다소 진정되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든 점도 동결을 점치는 대목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월) 금리 동결을 시사하면서 한은도 금리를 따라 높여야 하는 부담이 줄었다"고 했고, 박 이코노미스트도 "연준 역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만큼 한은은 동결 결정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마스 라우바흐 연구 콘퍼런스 대담에서 "(긴축정책으로)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 우리는 데이터와 전망을 보면서 신중한 평가를 할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연준이 내달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의 비율이 33%에서 13%로 줄었다.

    이미 시장에서 한은의 동결 기조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연내 인하 기대감도 커진다.

    박정우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경기 우려가 더 커질 텐데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경기 침체에 대한 선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한은도 이르면 8월부터 0.25%포인트 인하를 통해 현재 과도하게 긴축적인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공요금 인상 등에 여전히 불안한 물가, 사상 최대 수준인 한·미 금리차에 따른 원화 약세,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당분간 금리를 올리는 것뿐 아니라 내리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 수준까지 확대됐고, 역전 상태가 길어질수록 환율과 주가 등에 미칠 영향에 더 주의해야 한다"며 "따라서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낮출 가능성은 없고, 인하가 올해 안에 시작되기도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과 공공요금의 인상 여지가 있어 고물가 상황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태에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벌어지고 경기는 하강하기 때문에 올해 한은의 통화정책 환경은 여느 때보다 험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