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예고 당시에는 찬성했던 신라·신세계면세점 반발 중인천공항 면세점 입점 여부에 따라 입장 달라져면세 산업 정책에 이익만 쫓아 입장 바꾼다 지적도
  • ▲ 코로나19 당시 인천국제공항의 모습.ⓒ뉴데일리DB
    ▲ 코로나19 당시 인천국제공항의 모습.ⓒ뉴데일리DB
    면세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두고 면세업계 사업자 간 논란이 뜨겁다. 정부가 지난해 관련 정책을 발표했을 때만 하더라도 한 목소리로 찬성했던 면세 사업자들이 정부의 행정예고를 앞두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 

    여기에는 각 면세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자가 확정되면서 입점 여부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2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조만간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7월부터 온라인 면세점에서 주류를 구입한 후 출국장 인도장에서 수령하는 온라인 주류 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고시 개정은 지난해 9월 관세청에서 ‘면세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예고됐던 정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를 겪는 면세업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총 15개의 추진과제가 발표된 것. 면세 주류의 온라인 구매 허용은 이중 일부다.

    당시에 이같은 정책에 면세업계에서 찬성 일색이었지만 최근 들어 면세 주류의 온라인 구매가 가시화되면서 기류의 변화가 나타났다. 일부 면세사업자가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을 대놓고 부정하지는 못하지만 일부 사업자가 부정적인 여론을 만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난해 찬성했던 업체들의 태도가 바뀐 것에는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당시와 달라진 것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다. 지난해 9월 인천공항에서 주류를 판매해온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하면서 오는 7월부터는 DF1~2구역을 낙찰받은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각각 주류를 판매하게 됐다. 중소·중견기업의 구역인 DF8~9에서도 경복궁·시티플러스가 각각 입점해 주류를 취급한다.

    최근 면세 주류 온라인 판매에 부정적인 것도 이들이다. 지난해까지는 기회 요인이었던 면세 주류 온라인 판매가 인천공항 입점이 확정된 이후에는 오히려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 것이다. 공항면세점 입점 전에는 ‘맞았던’ 정책이 입점 후에는 ‘틀린’ 정책이 된 셈이다. 

    인천공항 입점을 앞둔 한 면세점 관계자는 “비싼 임대료를 내가면서 인천공항에 입점했는데 면세 주류의 온라인 판매가 이뤄진다면 주류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인천공항에서 빠지는 롯데면세점이나, 주류 판매 구역이 아닌 현대백화점면세점만 찬성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업계가 이익만 쫓아 손쉽게 입장을 뒤집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가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대책마저 자사 이익으로 삼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같은 논리라면 향후 인천공항 입점 사업자가 다시 바뀔 경우 빠지는 업체는 면세 주류 온라인 판매에 다시 찬성으로 돌아서고 신규 입점 업체는 다시 반대해야한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