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05.5%에서 3.3%p 낮아져 2년 간 긴축 효과 소폭 작용한 듯기업대출은 오히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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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2.2%로 세계34개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년 간 통화 긴축 기조가 이어지는 동안 신용이 큰 폭으로 줄어들지 않은 결과다. 향후 가계빚이 확대될 경우 금융 안정이나 경제 성장에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9일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세계 34개 나라(유럽연합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 조사 결과 한국이 10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이어 ▲홍콩(95.1%) ▲태국(85.7%) ▲영국(81.6%) ▲미국(73.0%) ▲말레이시아(66.1%) ▲일본(65.2%) ▲중국(63.6%) ▲EU(55.8%) ▲싱가포르(48.2%) 순으로 집계됐다.우리나라는 이번 조사 대상 국가 중 유일하게 가계 부채가 경제 규모(GDP)를 앞질렀다. 1년 전인 2022년 1분기와 견줘 봤을때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 비율은 105.5%에서 102.2%로 3.3%p 낮아졌다.지난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긴축 현상이 가계부채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같은기간 가계부채는 소폭 감소세를 보였으나 기업부채는 오히려 증가했다.GDP 대비 한국 비(非)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은 1분기 기준 118.4%로 홍콩(269.0%), 중국(163.7%), 싱가포르(126.0%)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특히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 비율은 1년새 3.1%p(115.3→118.4%) 뛰었다.정부 부문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44.1%로 22위를 기록했다.지난 2년 간 계속된 통화 긴축 속 가계와 기업 등의 신용이 충분한 감소세를 보이지 않은데 따라 향후 신용 증가 땐 금융 안정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뒤따른다.한국은행이 과거 가계부채 증가가 GDP 성장률과 경기침체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가계신용 증가가 3~5년 간 시차를 두고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가계신용이 80%가 넘는 경우 경기 침체발생 확률이 더 높았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가계대출과 관련해 "(GDP의) 80% 수준까지 낮추는 것은 중장기 과제로 가계대출은 부동산 정책과도 관련이 있어 범정부적으로 가계대출 비율을 낮추고 구조개선 어떻게 해야 할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