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작년 4분기 가계신용 통계 발표가계빚 1867조원... 전분기 대비 4.1조↓"추세적 감소세로 보기엔 어려워"
  • 가계빚 증가세가 10년 만에 꺾였다.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면서 대출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 흐름이 형성됨에 따라 가계빚 감소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당국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 잔액은 1867조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4조1000억원 감소했다.

    우리나라 가계빚은 2013년 이후 10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다 작년 4분기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기피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가계대출 잔액은 174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7조5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7조8000억원 줄어들었는데 연간 기준 대출규모가 감소한 것은 2002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부동산 거래 부진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은 4조7000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기타대출은 큰 폭(12조2000억원) 줄어들어 가계대출 전체적으로는 7조5000억원 감소를 기록했다. 기타대출의 경우 대출금리 상승과 대출규제 지속 등으로 5분기 연속 감소추세를 보였다.

    다만, 신용카드 할부 등 외상 거래를 의미하는 판매신용 잔액은 117조70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3조4000억원 증가해 전체 가계신용 감소폭을 갉아먹었다. 판매신용 증가세가 이어진 것은 코로나19 완화 등에 따른 연말 소비 회복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감소세가 올해 1월에도 이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추세적으로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부동산 규제완화 흐름,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3월 이사 수요 등 증가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