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자 선정과정서 평가위원 명단유출 논란공모참여 컨소시엄측 의혹제기…녹취록 등 제출성남시의원 기자회견서 "진상규명과 조치" 지적
  • ▲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 토지이용계획도. ⓒ성남도시개발공사
    ▲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 토지이용계획도. ⓒ성남도시개발공사
    경기 성남시 분당 백현지구에 2조7000억원대 '백현마이스'를 조성하는 공영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공모과정에서 평가위원 명단이 사전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도 사전에 유출됐다고 의심할만한 정황이 포착됐고 입찰에 참여한 한 컨소시엄측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진상조사 및 조치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백현마이스' 우선협상대상자 심사를 앞두고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지난달초 토목 등 8개분야 평가위원 공개모집을 실시했고 모두 1210명이 응모했다.

    이후 시와 도시공사는 22일 이중 평가위원 10배수에 해당하는 170명과 후보 85명을 더한 255명을 무작위로 뽑은뒤 제출서류를 통해 자격조건이 되는지 확인했다.

    이를 통해 10배수보다 적은 159명을 '예비평가위원 후보군'으로 추려냈고 심사당일인 25일 '예비후보군'을 대상으로 추첨, 참여여부 확인 등 과정을 거쳐 최종 평가위원 17인을 선정했다.

    논란은 최종 평가위원 선정 이전에 불거졌다. 사업참여 의사를 드러낸 A컨소시엄에서 평가위원 명단 사전유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A컨소측은 23일 성남시 담당부서를 찾아 "예비평가위원 명단이 사전유출됐다"고 주장하며 관련내용이 담긴 녹취록과 특정업체로부터 로비를 받았다고 제보한 6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그러면서 "6명이 예비후보군 159명에 포함됐는지를 검증해 사전유출 여부에 대한 진상조사 및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민간사업자 공모 경우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심의위원은 공개모집하고 사전에 자격검증을 완료한뒤 검증된 지원자 전체명단에서 평가당일 무작위로 뽑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해 서울도시공사(SH), 경기도시공사(GH) 등이 이미 시행하면서 공정성이 검증된 방식이다. 그러나 사전에 10배수 명단을 만들어 심의위원을 압축했다는 지적도 있다.

    시와 도시공사는 문제가 불거지자 25일 일정은 2시간가량 앞당겨 오전 4시부터 진행하면서 예비후보군 159명이 아닌 전체 1210명중에서 평가위원 17명을 선정해 심사했다.

    문제는 이때 사전에 유출됐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포착된 예비후보군 159명을 제외하지 않아 또다른 논란을 산 것이다.

    A컨소 측은 심의위원 명단유출에 대한 내부조사와 감사를 지속 요청하고 있지만 시는 별다른 대응이 없는 상태다. 평가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분야별 10배수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을 자격검증을 거쳐 최종 밀봉한 심의위원 명단이 어떻게 유출됐는지 경로 등을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A컨소 측은 "26일 시에 공문을 보내 다시한번 이의를 제기하면서 예비후보군 명단은 제외해달라, 의혹을 해소해달라 등 요청을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성남시는 대장동 사태로 전국민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도시다. 심사위원 명단유출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조치를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이덕수 성남시의원은 전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으로 검·경의 조사를 받는 성남시가 이번에는 백현마이스 개발사업으로 또다시 우려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심의위원으로 선정된 B씨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으로부터 '심의위원으로 등록하셨죠'라는 전화를 받고 놀라 지인에게 이런 사실을 고백한 것이 제보로 이어졌다"며 "비밀로 지켜져야 할 평가위원 등록을 어떻게 제3자가 알았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실제로도 159명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로비가 이뤄졌을 것"이라며 "게다가 명단유출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당연히 그 인원은 제외하고 진행해야 함에도 그런 조치 없이 심사를 진행한 것은 공정성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재 성남시는 감사부서를 통해 사실확인과 경위파악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중"이라며 "감사를 통해 문제점이 밝혀지면 필요한 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현마이스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백현지구에 전시 컨벤션센터와 복합업무시설(임대주택 포함), 오피스, 호텔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부지는 20만6350㎡ 규모로 서울 강남 코엑스 1.4배에 달한다.

    착공은 2025년, 준공은 2030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은 26일 메리츠증권 컨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