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신제품450만원대 높은 가격, 초기 시장 반응 냉랭삼성, 구글·퀄컴과 생태계 구축 박차… 신 시장 놓고 '국가-기업'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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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장현실(X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도 새로운 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선보이면서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3500달러에 달하는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시장 반응은 다소 냉랭한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를 열고 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지난 2014년 처음 공개된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9년 만에 내놓는 새로운 하드웨어다. 1000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7년 넘게 개발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MR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친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 간에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애플은 이 헤드셋 자체가 한 대의 컴퓨터로, 인터넷 브라우저나 3D 영화 화면 같은 가상의 대형 스크린을 현실 세계와 자연스럽게 섞어 활용하는 이른바 '공간 컴퓨터'라고 제품의 개념을 설명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비전 프로는 여러분이 경험하지 못한 애플의 첫 제품"이라며 "비전 프로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가 물리적 공간에 있는 것처럼 상호 작용하고, 이는 눈동자와 손과 목소리로 컨트롤할 수 있다"고 말했다.

    MR, AR, VR을 모두 아우르는 XR 시장은 향후 가파른 성장세가 전망되는 유망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XR 산업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40%대의 성장세로 1978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도 확대되며 산업 주도권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다만 애플의 비전 프로는 기대감과 함께 시장의 우려도 낳고 있다.

    비전 프로의 가격은 미국 기준 3499달러(약 456만원)부터 시작하며, 내년 초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앞서 메타가 선보인 XR 헤드셋이 499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7배가량 비싸다.

    물론 애플은 PC부터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을 고가에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XR 시장의 경우 아직 성숙되지 않은 만큼 초기 판매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따른다. 이같은 우려에 애플 주가는 비전 프로 공개 후 도리어 하락하기도 했다.

    애플은 MR 헤드셋의 판매량 목표를 당초 300만대에서 90만대로 낮춰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연 출하량이 10만대에도 못 미칠 거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편, 애플의 가세로 XR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에도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 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KOVACA)가 XR 산업 활성화 지원과 이를 위한 기업 지원 서비스 확대를 골자로 하는 'XR 산업 융합 얼라이언스 MOU'를 체결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도 올 초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구글, 퀄컴과 차세대 XR 경험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XR 파트너십을 통해 삼성전자가 만든 XR 폼팩터에 퀄컴의 칩셋, 구글의 운영체제(OS)가 탑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