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6월은 일단 동결연말 5.60% 전망… 한미금리차 2.25% 달할 수도당국 "변동성 커질 우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동결하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하고나섰다.

    "아직 금리인하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는 파월 의장의 언급속에 점도표상 예견되는 최종금리는 5.6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발 매파적 동결에 한국은행을 비롯한 경제·통화·금융 당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추가 금리 인상 속도나 시기에 따라 환율 상승 및 국내 투자자금 유출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당장 7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부터 기준금리를 동결할 지 추가 인상에 나설 지 기로에 놓이게 됐다.


    ◆ 美 추가금리 인상 예고… 한은 "시장 변동성 확대" 

    15일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시장의 반응과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간 다소 간극이 있다"면서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인하 가능성에 부인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향후 추가 인상을 위한 '쉼표'에 가깝다고 보는 반면 시장은 인상 가능성을 더 낮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과 정부는 이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은행회관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미국 등 주요국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높은 경계심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 밝혔다. 


    ◆ 연내 금리 전망치 5.1%→5.6% 올라가 

    실제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기존 5.00~5.25%로 동결했으나 매파적 시그널은 더 강력해졌다.

    FOMC 위원들이 향후 금리 예상치를 종합한 점도표는 연내 최종 금리 중간 값으로 5.60%(5.5~5.75%)를 가리키고 있다. 직전 전망치가 5.1%였던 점을 감안하면 0.50%p나 상승한 의미로 연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두 차례 더 단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기자간담회서 이번 동결이 긴축 종료를 뜻하는 것이 아니며 언제든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높은 상태로 이번 동결은 긴축의 종료가 아니다"면서 "거의 모든 FOMC 위원들이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했다. 

    미 연준은 올해 7, 9, 11, 12월 회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 중 최소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 ▲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가 15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가 15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 한은 인상 안하면 한미 금리차 2.25%p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한미 양국간 금리 격차는 1.75%p로 유지됐다. 한은은 지난 1월 기준금리를 연 3.50%로 올린 뒤 세 차례 연속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만약 미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고 한은의 이러한 금리 동결이 계속된다면 미국의 금리수준은 5.50~5.75%로 치솟아 한미 금리 격차는 2.25%p까지 벌어지게 된다. 

    특히 현재 금리차 역시 역대 최대폭인데 이 수준이 더 커지면 되면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외국인 투자자금 등이 유출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공산이 적지 않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수 차례 "한미 금리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 밝혀왔으나 금리 격차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외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록 수입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은 올라가 국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한은 역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총재는 "6명의 금통위원이 최종 금리로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최근 반도체 경기 등이 살아나곤 있으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상황서 한은이 금리 인상을 쉽사리 결정할 순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내달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살펴본 뒤 한은이 움직일 것이란 가능성이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실제 인상 폭은 2회가 아닌 1회 인상에 그치고 마지막 한 발의 실탄은 사실 공포탄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향후 일정상 8월말 잭슨홀과 9월 FOMC가 중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 역시 "고물가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략은 불확실성을 계속 열어두는 것"이라며 "추가 인상 등 긴축에 대한 경계감을 줘 신용 긴축과 수요 둔화를 이끌어내는 시간을 둘 것"이라 밝혔다. 

    안 연구원은 "미 연준은 7월에도 금리를 동결하고 계속 정책 방향의 모호함을 줘 시장금리 변동성이 커지게될 것"이라며 "인하 기대를 차단하며 높은 시장금리를 유지시키기 위한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