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경기대응완충자본 1%p 더20개 은행서 최대 20조원 더 쌓아야가이드라인 더 올릴라… 금융당국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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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원회ⓒ뉴데일리DB
    금융당국이 경기대응완충자본을 부과하겠다고 나서면서 금융지주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금융지주 마다 앞다퉈 내놓은 주주환원 정책에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들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중심으로 경기대응완충자본 추가적립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정례회의에서 경기대응완충자본 비율 1%를 부과하는 안을 내년 5월부터 시행키로 의결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 변동성·불확실성 우려가 높아진 만큼 경기변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완충자본을 부과하겠다"며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추가 자본을 적립하는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은행 부실에 대응해 0~2.5% 수준의 자본적립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제도다. 2016년 처음 도입 이후 한번도 시행된 적은 없다. 하지만 기업 대출이 늘어나고 연체율이 증가하는 등 금융불안 시그널이 포착되면서 금융당국은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도 추가적립 의무부가는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연체율 증가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연체율은 0.33%로 1년 전(0.22%) 보다 0.11%p 급증했다. 특히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은 0.59%로 같은기간 0.28%p 올랐고,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1%로 0.14%p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이미 올라왔다"며 "부실위험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게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규제가 어디까지 강화될지는 미지수다. 은행에 강제되는 의무와 달리 별도로 운영 중인 가이드라인까지 강화된다면 경계선에 머문 금융지주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을 규정선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기준선까지 강화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예컨대 보통주자본비율 규정선은 10.5%이지만, 여기에 1%p만 더해 11.5%로 높이면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는 곳이 적지 않다. 3월말 기준 보통주비율 11.5%에 미치지 못한 곳은 20개 국내 은행 중 3곳이다. 기준선을 12.5%까지 높이면 8곳으로 늘어난다. 은행들이 이 기준을 맞추려면 최대 20조원을 더 쌓아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금융지주 한 재무책임자는 "경기완충자본 추가적립 시기도 당초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미뤄질 정도로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며 "단계적인 건전성 확보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