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연체율 코로나 이후 최대저축은행 소액대출 4명 중 1명 연체은행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
-
고금리 기조가 굳어지며 한계에 몰린 대출차주들의 부실 폭탄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약한 고리로 지목됐던 자영업자와 2금융권의 중·저신용자들의 연체율이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20일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간 자영업자 폐업 공제금 지급건수는 4만8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급증했다. 지급액도 5549억원으로 같은 기간 66.4% 증가했다.폐업 공제금 지급건수는 2019년 7만5000건에서 2020년 8만2000건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9만5000건으로 2007년 소상공인 공적 공제제도 출범 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금융지원 영향으로 9만1000건으로 소폭 줄었다.올해는 5월까지 4만8천건이 넘은 만큼 지금의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되면 올해 연간 지급건수는 10만건을 훌쩍 넘기며 2021년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자영업자 폐업이 늘었다는 것은 그동안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른 저금리로 버티던 한계차주들이 연체를 시작했다는 의미다.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폐업 공제금은 퇴직금이 없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는 퇴직금이나 마찬가지"라며 "은행 대출 연체, 국세 체납 시에도 압류되지 않아 마지막까지 지키려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데, 이걸 깼다는 것은 그만큼 한계 상황에 몰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자영업자 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0.26%로 전분기 대비 0.07%p 상승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0.29%)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높았다.
-
2금융권 중·저신용자 소액대출 연체율 급증돈줄이 막힌 서민들의 연체율도 줄을 잇고 있다. 자산규모 1조원 이상 저축은행 32개사의 올해 1분기 소액신용대출규모는 925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2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액대출 연체액은 543억원에서 643억원으로 100억원 늘었다. 대출잔액 증가액보다 연체액이 더 많은 셈이다.상상인저축은행의 1분기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8억원 이 중 연체액은 2억원이다. 연체율은 지난해 말 20%에서 올해 1분기 25%로 껑충 뛰었다. 대출차주 4명 중 1명은 연체중이란 얘기다. 애큐온저축은행 연체율은 13.33%,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3.23%에 달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2금융권 소액신용대출 금리는 17.77%로 법정 최고 금리에 육박한다. 매달 늘어나는 이자부담이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저축은행 전체 대출 연체율(5.1%)보다 소액대출 연체율(6.95%)이 높은 이유다. 중·저신용자들의 급전 창구 역할을 하는 소액신용대출 문턱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은행도 안심 못해… 5대銀 신규 연체율 2배 껑충1금융권인 시중은행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 은행의 지난달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지난해 5월 0.04%의 2배를 넘어섰다. 신규 연체율은 지난해 8월 0.04%에서 0.05%로 올라선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5대 시중은행의 전체 대출 연체율은 0.33%로 1년 전(0.25)보다 0.13%p 상승했다. 부실채권을 가리키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29%로 1년 새 0.04%p 올랐다. 연체 위험에 노출된 부채를 뜻하는 신용 리스크 익스포저는 1분기 기준 1601조3035억원에 달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말 1357조4762억원에서 240조원 넘게 늘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연체율을 걱정한 단계는 아니지만,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른 것은 사실"이라며 "추이 변화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했다.또다른 은행 관계자도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멈췄지만 여전히 물가안정에 주력하고 있어 당분간 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영업자와 중·저신용자를 시작으로 연체율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