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콜대원키즈펜 등 판매 중단 이후 심화필수약 141개 확보 시급 상황… 처방 불가능최용재 부회장 "차라리 동남아서 수입이 현명" 아동병협, 중증 필수약아동병원 44곳 조사결과 발표
  • ▲ 대한아동병원협회는 20일 대한병원협회 13층 소회의실에서 소아청소년과 필수의약품 품절 실태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근빈 기자
    ▲ 대한아동병원협회는 20일 대한병원협회 13층 소회의실에서 소아청소년과 필수의약품 품절 실태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근빈 기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력난에 이어 필수약 품절사태가 벌어지며 소아진료 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감기약 선두에 있던 동아제약의 '챔프시럽'과 대원제약의 '콜대원키즈펜시럽' 등이 잠정 제조·판매 중지돼 약국가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시럽제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뇌전증약, 성조숙증약까지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20일 대한병원협회 13층 소회의실에서 소아청소년과 필수의약품 품절 실태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간담회를 갖고 44개 아동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뇌전증 발작 억제 유지약(데파코트 스프링클제형 및  파이콤파 현탁액), 터너증후군 치료제(프레미나정), 성조속증 필수 진단 시약(렐레팍트 LH-RH 고나도렐린아세트산염), 성조속증 치료 주사약(데카펩틸 주사약) 확보가 시급했다.

    소아청소년 천식 치료제, 항생제, 독감 치료제, 항히스타민제, 콧물약, 진해거담제, 해열제, 장염 지사제까지 포함하면 품절 필수의약품 개수는 141개에 달했다. 

    최용재 협회 부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소아 중증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약들이 품절돼 환자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며 범정부 대책을 요구했다. 

    그는 "차라리 현 상황에서는 동남아 지역에서 부족한 약품을 수입해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생산하는 필수 소아약은 신약이 아니며 동남아엔 있는데 국내에는 없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소아청소년 필수약 품절 현황 . ⓒ대한아동병원협회
    ▲ 소아청소년 필수약 품절 현황 . ⓒ대한아동병원협회
    이홍준 협회 정책이사(김포 아이제일병원장)도 "감기약도 없어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이와 같은 어이없는 이유로 더 아프고 고통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의료진과 부모들은 오늘도 품절된 처방약들을 구하기 위해 약국 전화를 돌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이사는 "제조사나 공급사에 문의하면 수입이 되지 않는다거나 생산 계획이 없다는 등 해명뿐"이라며 ”품절사태가 장기적인데 정부는 왜 소아청소년 필수약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손을 놓고 있는지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이날 새고은 메디컬약국 박소현 약국장은 "최근 약국가는 품절약과의 전쟁"이라며 "챔프와 콜대원키즈펜 회수 사태 이후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시럽제를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료약 수급이 어렵고 약가 문제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아이들을 위해 처방할 약 조차도 부족하다는 것은 말도 안되지 않냐"며 "매일 제약사와 도매상 담당자에게 품절약 문의하며 사정하는게 일상이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