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 28일부터 만 나이 통일법 시행구글 등 앱마켓 연령 등급 '만 나이' 빠져이용자 혼란 가중… 게임위 '불통' 행보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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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사회적 나이를 '만 나이'로 통일한 가운데, 게임 연령 등급 표기는 바뀌지 않으면서 이용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게임물 등급 분류와 사후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허술한 대응이 빈축을 사고 있다.28일 법제처에 따르면 이날부터 한국식 나이 계산을 없애고 국제 표준인 '만 나이 통일법'을 시행한다. 출생일을 기준으로 0살부터 시작해 1년이 지나면 1살씩 늘어나는 계산법이다.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되면 1월 1일을 기준으로 나이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주민등록상의 생일을 기준으로 계산하게 된다. 올해에서 출생 연도를 뺀 나이가 적용되며, 생일이 지나지 않았을 때는 한 살을 더 빼는 방식이다.기존 한국식 나이에서 1~2세가 어려지지만, 게임 연령 등급의 경우 대부분 '만 나이'를 적용한 케이스가 없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구글 플레이 기준 매출 순위 1위부터 20위까지 게임 가운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만 18세 이상)'을 제외하고는 만 나이가 표기된 게임은 없었다.가령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카카오게임즈 '오딘', 넥슨 '프라시아 전기' 등은 모두 '만'이 빠진 '18세 이상'으로만 표기돼 있는 것. 원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특히 주민등록증이 없는 15세, 12세 이용자들의 경우도 '만' 표기가 빠지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게임업계 관계자는 "만 18세 이상과 18세 이상은 한 순간에 성인과 청소년으로 갈리는 표현"이라면서 "헷갈리는 용어를 만 나이로 표기하는 것으로 통일하는 것이 이용자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제2조 제1호와 제21조에 규정에 따라 게임은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는다. 게임물을 유통시키거나 이용에 제공할 목적으로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고자 하는 사람은 당해 게임물을 제작 또는 배급하기 전에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구글 등 앱마켓도 대한민국의 게임 연령 등급 부여는 게임위의 심의를 걸쳐 결정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게임위는 12세 이용가(12세 미만), 15세 이용가(15세 미만), 18세 이용가(청소년 이용불가)라는 세부 규정을 근거로 들지만, 이용자들이 게임위 홈페이지 등급 규정을 들어가서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게임위측은 "게임물의 이용 등급 연령은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만 나이를 기준으로 하고 있었으므로 법 시행 이후에도 변화가 없다"면서도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등급분류 표시에서 통일되지 않은 부분은 있어 향후 표기의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안내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업계에서는 게임위의 불통 행보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앞서 게임위는 넥슨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블루 아카이브'의 연령 등급 상향 권고를 일방적으로 진행해 빈축을 샀다. 또한 '바다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아케이드 슬롯 게임에 '전체이용가' 등급을 부여하는 등 오락가락 심사 기준에 그들만의 '밀실 심사'라는 비판에 휩싸인 바 있다.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밀실심사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이 의원실에서 분석한 게임위 회의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위원회에 심의 상정한 게임 3828건 중 위원의 의견이 개진된 경우는 227건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게임위가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은 채 모호한 연령 등급 분류 절차에 대해서 지적했다.이재홍 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은 "성인들의 경우 주민등록상의 나이를 통해 게임을 이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청소년들의 경우 부모들의 동의하에 성명서 제출 등 게임 연령을 입증할 수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