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모바일게임 '블루 아카이브', 선정성 논란에 이용 연령 등급 상향5년가량 서비스 중인 넷마블의 '페이트 그랜드 오더' 역시 재분류 결정 적절하지 않은 게임 수년간 방치했다는 지적 피할 수 없어
  • 넥슨게임즈의 모바일게임 ‘블루 아카이브’가 이용가 등급 논란에 휩싸이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자체등급분류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위는 블루 아카이브에 이용등급을 ‘청소년이용불가’로 분류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블루 아카이브는 그동안 15세 이용가로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었다.

    김용하 블루 아카이브 총괄PD는 “지난 9월 게임위로부터 게임의 리소스를 수정하거나 연령 등급을 올리라는 권고를 받았다”며 “기존 게임의 등급을 올려 오리지널 콘텐츠를 즐기는 데 지장이 없게 조치하는 한편, 수정된 리소스가 담긴 틴 버전의 앱을 하나 더 새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게임위의 갑작스러운 이번 결정에 이용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정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소위 말하는 ‘좌표 찍기’를 통해 민원을 넣었고 게임위가 휘둘렸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블루 아카이브 외에도 넷마블의 ‘페이트 그랜드 오더’를 비롯해 외국산 서브컬처 게임인 ‘소녀전선’, ‘명일방주’ 등에도 비슷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2세 이용가로 서비스 중이던 페이트 그랜드 오더는 지난달 말 게임위로부터 등급재분류 결정을 통보받기도 했다.

    한국만 다른 이용가 등급 잣대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게임위가 이번에 문제로 삼은 게임들의 경우 타 국가에서는 더 낮은 이용가 등급으로 서비스 중이다. 이미 타 국가에 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게임위 측은 꾸준한 모니터링 결과로 정상적인 사후관리였다는 입장이지만, 이용자들은 선정성을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이 명시되지 않은 점과 등급분류 과정의 투명성이 부족했다는 점까지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게임위의 등급분류 자체가 절차상으로 문제는 없지만, 이번 논란으로 인해 자체등급분류제도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 1년 가까이 서비스된 게임이며, 페이트 그랜드 오더는 2017년 11월 출시돼 5년 동안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게임사들이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동안 적절하지 않은 연령등급으로 서비스되고 있었음에도 게임위는 그동안 이를 방치하고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위 측의 등급분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심사위원들의 전문성 역시 다소 부족한 편”이라며 “등급분류가 게임의 흥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명확한 기준을 통해 혼란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