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왓챠' 적자폭 확대시장 침체, 투자 위축 속 벼랑끝 내몰려누누티비 등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등장 경영난 가중이통사, 글로벌 업계 등 협력 넘어 인력 감축 등 해법 골몰전문가들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비율 확대' 등 정부 대책 마련 필요"
  • ▲ OTT 시장 활성화와 산업 진흥 정책 세미나 ⓒ한국미디어경영학회
    ▲ OTT 시장 활성화와 산업 진흥 정책 세미나 ⓒ한국미디어경영학회
    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적자폭이 확대되며 맥을 못추고 있다. 벼랑끝에 내몰린 이들은 자구책을 마련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토종 OTT 업체들이 최근 3년 적자폭이 확대되며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침체된 시장 분위기와 콘텐츠 투자 위축, 불법 스트리밍 등의 요인으로 생존 위기에 몰렸다.

    토종 OTT 1위인 티빙은 2020년 61억원, 2021년 762억원, 2022년 11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웨이브도 169억원, 558억원, 1213억원의 적자를 냈다. 왓챠 역시 155억원, 248억원, 555억원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이는 OTT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비대면 수혜 효과가 사라진 것에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야외 활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비대면 콘텐츠의 이용률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특수를 활용한 OTT들의 출혈경쟁 등으로 성장성이 저해된 탓이다.

    또한 누누티비 등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토종 OTT 이용자들의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파악된다. 누누티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000만명 이상으로, 저작권 피해 규모는 4조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들어 제2의 누누티비까지 등장하면서 국내 OTT 업체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OTT 공룡인 넷플릭스의 국내 이용자 수도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넷플릭스 국내 일평균 이용자 수는 117만명으로 전년 대비 30.5% 줄어들었다. 이에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금지, 광고 요금제 도입, 스포츠 중계 진출 등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자구책을 마련해 나가는 중이다.

    토종 OTT 역시 콘텐츠 투자 확대에서 비용 절감으로 선회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통신사를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콘텐츠 업계와 손을 잡고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양새다.

    티빙은 KT, LG유플러스 등과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하며 협력을 모색 중이다. 이와 함께 파라마운트+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파트너십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웨이브도 오는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콘텐츠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을 수정할 방침이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양이 아닌 질에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선회한 것. 이와 함께 NTT도코모 등 글로벌 사업자와 손잡고 미디어 시장 진출을 꾀하는 중이다.

    왓챠의 경우 LG유플러스에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되면서 존폐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2분기부터 콘텐츠 제작 부서 등 인력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최근 음원 자회사 블렌딩을 오지큐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 등 긴축 경영이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급성장했던 OTT 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OTT 업계가 타사와 인수합병(M&A) 등 합종연횡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는 동시에, 정부 차원에서 법적 안전장치를 깔아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해외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비율은 호주(40%), 프랑스(30%), 스페인(25~30%), 미국(25~30%) 등으로 우리나라(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대비 최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국내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비율을 해외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