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오는 30일 인천공항 22년의 마지막 영업일김주남 대표, 면세점 임직원 간담회로 사기 진작 중연일 임원회의 강행… 인천공항 없는 면세 전략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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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가 옳았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줄 기회입니다.”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의 말이다. 그는 최근 임직원 간담회에서 직원들을 독려하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철수 이후 전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그는 최근 면세업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사 중 하나가 됐다. 22년만에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한다는 결과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김포국제공항 시절부터 롯데면세점이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한 경우는 전무하다. 이제 김 대표는 역대 롯데면세점 CEO 중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29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60여명을 시내면세점으로 배치하는 전보를 단행했다. 오는 30일 마지막 영업을 끝으로 인천공항에서 철수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직원들은 다음 달부터 롯데면서점 본점 등 시내면세점으로 배속을 옮겨 근무하게 된다.22년만의 공항면세점 철수에 따른 결정에도 내부적 동요는 크지 않다고 한다.
실제 김 대표는 최근 국내외 롯데면세점을 직접 방문하면서 임직원 간담회를 갖는 등 사기 진작에 각별한 노력을 해왔다. 지난 3월 본점에 이어 4월 부산점과 김해점, 이달 초에는 제주점을 방문했다.그는 이 자리에서 “어둡고 긴 터널 같았던 3년을 거쳐 점점 회복의 신호를 보이는 지금은 제2의 도약을 위해 성장과 안정의 토대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때”라며 “인천공항 투자 재원을 시내점과 온라인점 역량 강화에 활용하는 한편, 카테고리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매출을 더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우리는 인천공항 입찰 결과와 관계없이, 우리의 강점인 시내점과 온라인에 집중 투자해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만들 것”이라며 “잠깐 승리의 단맛을 맛보기 위해 미래의 동력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이런 김 대표의 발언은 롯데면세점이 의도적으로 인천공항 입찰에서 몸을 뺐다는 업계 일각의 시각과 일맥상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입찰 파격적 최고가를 써낸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과 달리 롯데면세점은 최저 낙찰금액에 근접한 보수적인 금액을 써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현대백화점이 낙찰된 DF5 구역에는 아예 입찰조차 하지 않았다.결과적으로 롯데면세점은 경쟁사에 인천공항 안방을 내어주고 공항면세점에서 점포를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입점이 예정된 면세사업자가 면허 경신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향후 10년은 다시 입점이 불가능하다.여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사실 인천공항 면세점은 막대한 임대료로 인해 필연적으로 적자가 발생하는 점포로 꼽힌다. 그럼에도 인천공항 면세점에 앞다퉈 진출해왔던 것은 외국인 관광객이 출국 과정에서 마주하는 브랜드 ‘간판’이라는 것에 의미가 크다. 김 대표가 인천공항에 소극적인 배팅을 한 것은 공항점의 간판 없이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깔렸다는 분석이다.동시에 이는 보수적인 롯데면세점의 경영 기조에서 역대 CEO 누구도 선택하지 못했던 결정이다. 그를 두고 시장에서는 ‘승부사’라는 평가부터 ‘판단 착오’라는 비판까지 따라붙는다.이중 어떤 평가가 김 대표의 수식어가 될지는 향후 성과에 달렸다. 최근 김 대표는 롯데면세점 내 임원회의를 수시로 소집하면서 인천공항 없는 롯데면세점의 전략에 대한 회의를 연일 강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오는 30일은 롯데면세점이 22년만에 인천공항 영업에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날이다. 1995년 롯데면세점에 입사한 김 대표는 2000년 인천공항 롯데면세점의 첫 입점과 마지막을 모두 지키게 된 몇안되는 인사가 됐다. 그리고 그가 롯데면세점의 역사에서 어떻게 기록될지는 이날 이후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