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주식회사서 20년간 근무한 ‘밸류업 전문가’ 실적 회복 관건… 해외시장·신사업 확대 나설 듯 일각선 “최성환 사장 위한 세대교체 인사”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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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매직이 김완성 BM혁신센터장을 새 대표로 선임한 가운데 그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윤요한 전임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 IPO 등 숙원사업 해결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업 전문가’인 만큼 이 역량을 앞세워 SK매직을 한 단계 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3일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김완성 신임 대표이사와 경영임원 2인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이에 따라 정한종 SK네트웍스 글로벌투자센터장 겸 신성장추진본부장은 경영전략본부장(CFO)으로, 손명진 SK네트웍스 회계팀장은 사업지원담당으로 결정됐다.74년생인 김 대표는 서울대 졸업 후 SK에너지에 입사하며 SK그룹과 연을 맺었다. 이후 SK 기획지원담당, SK 머리티얼즈 BM혁신실장 등 20년을 근무해왔다. 인수합병(M&A)과 조인트벤처(JV)로 기업가치를 성장시킨 밸류업 전문가 라는 게 SK매직측 설명이다.SK매직 관계자는 “급변하는 사업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제품 및 디자인 개발을 강화함은 물론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등 미래 기술 중심의 가전 컴퍼니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갑작스런 SK매직의 대표 교체 배경으로 경쟁심화로 인한 실적악화, 기업공개(IPO) 중단 등을 꼽고 있다. 특히 2021년 1월 대표이사 선임 후 지난해 연임해 성공한 윤요섭 전 SK매직 대표의 임기가 6개월 가량 남아있었다는 점에서 단순 ‘교체’가 아닌 ‘경질’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SK매직이 2016년 SK네트웍스에 합병된 후 대표이사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된 것은 윤 대표가 처음이다.그간 꾸준한 성장을 보여왔던 SK매직은 국내 가전·렌탈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최근 수익성이 악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9년 매출 8757억원, 영업이익 799억원이었던 SK매직은 2020년 매출액 1조246억원, 영업이익 818억원을 달성했지만 2021년 매출액 1조760억원, 영업이익 738억원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는 매출액 1조773억원, 영업이익 634억원에 그쳤다.올해 1분기에도 연결기준 매출액 2748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5.7% 줄어들었다.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기업공개(IPO)도 중단된 상태다. SK매직은 앞서 2018년부터 다수의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준비를 본격화해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2019년 말이나 2020년 SK매직의 상장이 이뤄질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김 대표는 실적 회복을 통한 IPO 재개와 함께 해외시장 공략, 신사업 확대 등을 과제로 안게 됐다.IPO는 SK매직의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다. 윤 전 대표도 SK그룹 내에서 신사업 추진과 다수의 M&A를 진두지휘해온 이력이 있으며, IPO에 역점을 두고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 신임 대표가 기업가치를 높이는 ‘밸류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SK매직의 기업가치 극대화를 이뤄낸 후 단계적으로 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그의 특기인 M&A나 JV 등 추진 가능성도 점쳐진다.수익성 회복을 위해선 해외시장 점유율을 상승과 신사업 확대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 SK매직의 해외 사업은 녹록지 않다. SK매직은 2018년 모회사인 SK네트웍스를 통해 말레시이아에서 가전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9년 말레이시아 사업을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해 본격적으로 시작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적자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하면서 적자폭이 늘었다.경쟁이 심화한 가전·렌탈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려면 신사업도 필수적이다. SK매직은 지난해 말 생활구독 시대를 열겠다며 ‘매직 3.0’시대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매트리스와 밀키트 정기구독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신규제품으로 렌탈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동시에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BPR) 테스크포스를 꾸려 혁신제품 등 신사업 발굴에도 나섰다.그러나 아직까지 시장을 선도할만한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는 내놓지 못한 상태다. 김 대표는 연구개발(R&D) 고도화에 집중, 사업 영역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후계구도 변동에 맞춰 3세인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2월 초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최 사장이 1981년생임을 감안, 세대교체에 방점을 두고 계열사 경영진을 비교적 젊은 층으로 교체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재계 관계자는 “김 신임 대표를 비롯 교체된 모든 임원은 SK네트웍스 출신인데다 오너 3세인 최성환 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있다”면서 “모 회사와의 탄탄한 연결고리로 경영 안정화를 이룬 뒤 기업 가치가 극대화 되는 최적의 시점에 IPO에 나서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