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수직상승… 1.93%→3.59%→6.18%20조 공동대출 연체율은 20% 육박불안심리 확산… 수신 7조 격감정부 "연체율 4%로 낮추겠다" 긴급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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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작은 2000년대 초반 미국이 9·11 테러에 대한 대응으로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집중되면서다. 집값이 오르자 너도나도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줬고 파생상품들이 줄줄이 나왔다. 하지만 2006년 기준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집값은 하락하기 시작했고 대출상환 능력이 부족해진 서브프라임 대출들이 디폴트되면서 금융기관들은 담보를 처분해 손실을 보전하려 했으나 집값은 더욱 빠르게 하락했다. 결국 2008년 미국의 4대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모기지 투자에서 입은 손실로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발생시켰다.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당시 상황과 너무나 닮아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속에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고 우후죽순격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들이 추진됐다. 부동산 PF 시장 내 금융사들의 참여 방식이 다양해지고 유동화증권 등을 통한 자본시장과의 연계성도 매우 커져 있는 상태다. 최근 기준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부동산 PF 사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하자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징후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도미노처럼 번져 가는 금융권의 부동산 PF 리스크 현황을 살펴보고 정책적 해법을 모색해봤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올해 들어 급격히 악화된 가운데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투입한 '공동대출'의 연체율이 20%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동대출은 마을금고 1곳이 취급하기 어려워 여러 금고가 공동으로 내보내는 대출로, 한 곳이 부실화하면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정부는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연체율이 오를수록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어 각 금고가 부동산 경기 침체기를 버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마을금고의 대규모 부실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 부동산 PF 대출 부실로 연체율 수직상승 = 5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새마을금고 전체 대출 연체율은 5.34%로, 상호금융 전체 연체율(2.42%)의 2배를 넘어선 상황이다. 지난달 중순엔 6.49%까지 치솟았다.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을 살펴보면 올해 들어 상승폭이 커졌다. 2021년 말 1.93%였던 연체율은 지난해 말 3.59%로 뛰었고 올 1월 4.31%를 거쳐 ▲3월 5.33% ▲5월 6.19% ▲6월 6.18% 등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높아진 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관련이 깊다. 각 금고는 해당 지역 소규모 사업자가 시행하는 부동산 프로젝트 위주로 2019년부터 급속도로 덩치를 불렸다. 작은 빌라와 오피스텔 건축까지 돈을 대줬다.
이에 따라 새마을금고의 전체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2019년 말 27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56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장금리가 뛰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방, 소규모 건설현장이 부실화하면서 연체율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전국 새마을금고의 공동대출 연체율이 지난달 말 기준 19%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대출은 개별 금고가 공동으로 취급하는 대출로 브릿지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미분양 아파트 인수, 중도금대출 등에 나서는 건설 및 부동산업자에 대부분 취급됐다. 공동대출 잔액은 현재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이렇게 개별 금고가 함께 내준 부동산 공동대출이 연체된 사업장이 전국에 87곳, 연체된 대출 규모는 3조2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새마을금고 부실이 본격화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다른 업권과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현재 연체 상황은 심각하다"며 "한 곳의 부실이 도미노처럼 다른 곳으로 전이될 수 있는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새마을금고중앙회도 관리형토지신탁·공동·집답대출 등 리스크가 높고 여신 규모가 큰 대출에 대한 취급한도, 대출취급 조건 강화 등 자체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며 연체율 상승 억제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행안부와 새마을금고 측은 "새마을금고 PF·공동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60% 수준으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또 현재 6%대인 연체율을 올 연말까지 4%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방법은 전체 평균보다 연체율이 높은 100개 개별 금고를 집중관리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중 연체율이 10%가 넘는 30개 금고에 대해서는 특별검사를, 70개 금고에 대해서는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검사·점검 결과에 따라 필요 시 경영 개선, 합병 요구, 임원 직무 정지 등 조처가 내려질 예정이다.
또 200억원 이상 공동대출 연체사업장 87곳에 대해선 사업장별 담당제를 운영해 관리 감독한다. 대상은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 13곳(1800억원), 200억원 이상 공동대출 사업장 74곳(2조9998억원)이다.
김광휘 행안부 지역경제지원관은 "지난달 말 기준 6.18%인 연체율을 지난해 말 수준인 4% 이하로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실제 최근 합병을 결정한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도 지난 6월 16일 총회(대의원회)에서 화도새마을금고로 흡수 합병키로 결의했다.
이 금고는 지난해 경영실태평가 2등급으로 분류돼 있었다. 새마을금고 경영실태평가는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유동성, 수익성 등을 평가해 총 5등급으로 나뉘는데 1·2등급을 받을 경우 안전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PF 부실로 근처 지역금고와 합병한 것인데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전까지 고객들은 위기를 감지할 수 없었다. 이 금고는 자산 중 대출 비중이 80.7%로, 이중 기업자금대출이 72.1%에 달해 무리한 기업대출 영업이 부실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건전성 우려가 지속되자 최근 새마을금고의 수신 잔액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수신(예금) 잔액은 258조2811억원으로, 지난 2월 말 265조2700억원에서 2개월새 7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상승 등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위기설이 지속되자 금융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새마을금고의 예금을 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올해 초 미국 뱅크런 사태에서 보듯 작은 균열이 확산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공동대출 사업장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며 "금융당국도 행안부와 책임 소재를 따지지 말고 금고발 불씨 제거에 총력전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