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3%대 후반새마을금고 4%대 초반저축은행 4%대 중반 넘어서
  • ▲ 서울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문이 써붙어 있다ⓒ연합뉴스
    ▲ 서울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문이 써붙어 있다ⓒ연합뉴스
    가계대출 증가세와 시중 유동성 우려가 겹치면서 은행권 수신경쟁에 불이 붙었다. 은행마다 고금리 특판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자금조달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3.72~3.90%로 집계됐다. 농협은행이 연 3.9%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이 3.8%로 뒤를 이었다.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달 초 연 3.47~3.70%에서 하단 기준 0.25%p 상승했다. 시중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했던 5월 초 연 3.4~3.46%에서 두달 연속 꾸준히 오름세다.

    전은행권으로 넓혀보면 SC제일은행의 e-그림세이브예금이 최고 연 4.2% 금리를 제공하며 수협은행의 헤이정기예금(연 4.0%), 부산은행의 더특판정기예금(연 4.0%) 등 4%대 금리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나돈 MG새마을금고도 지점마다 다르지만, 4%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에 자금난을 겪는 저축은행 금리는 더 높다. 드림저축은행은 최고 연 4.6% 정기예금 상품을 팔고 있고, 다올저축은행은 연 4.5%, OK저축은행은 연 4.45% 금리를 준다. OK저축은행의 OK읏백만통장2는 예금 100만원 한정으로 기본금리 4.5%에 오픈뱅킹 등록시 우대금리 0.5%p를 추가로 얹어준다. 소액 예금이라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자금조달에 힘을 쏟는 것은 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으로 조달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자금조달처인 은행채(AAA·무보증) 1년물 금리는 연 3.95%로 지난 4월 14일 연 3.52% 이후 꾸준히 오름세다. 은행이 채권시장에서 돈을 빌려오는데 연 4% 가량의 이자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금리상승에도 가계대출은 점점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에서 신규 집행된 가계대출은 95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기간 61조원 보다 34조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84조원)과 신용대출(11조원) 등 대출상품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은행들이 자금조달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소식이 들리면서 그동안 참았던 대출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분위기"라며 "은행도 돈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라 조달경쟁이 벌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