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그룹 채무불이행 가능성 제기…만기 도래 채권 2억달러 디폴트 가능성 채권 가격 급락…국제 신평사 신용등급 하향 글로벌 부동산 부실 우려…증권사 등 국내 금융 기업 우려
  • ▲ 완다그룹 ⓒ바이두
    ▲ 완다그룹 ⓒ바이두
    중국의 대형 개발 업체인 다롄완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2021년 디폴트 파동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를 불러왔던 헝다 그룹에 대등하는 대형 부동산 기업의 채무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시장도 긴장에 빠진 모습이다.

    19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완다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다롄완다 상업관리그룹은 오는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약 4억달러(약 5058억원) 가운데 최소 2억달러가 부족하다고 채권단에 전달했다. 

    완다그룹은 현재 자금을 조달하며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는 만기까지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된 완다그룹의 주요 자회사 채권 가격은 전날 23.4%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8% 급락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유동성 부족 및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다롄완다 상업관리그룹의 장기채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했다. 또 단기적으로 추가 강등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앞서 완다그룹은 지난해 7월 부도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위기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 디폴트 가능성을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한동안 잠잠했던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다시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021년에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회사인 헝다그룹이 디폴트 파동을 일으키면서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까지 촉발한 바 있다.

    이에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국내 금융기업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해외부동산에 중순위나 후순위로 참여했던 국내 증권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해외부동산 펀드의 순자산 총액은 77조7035억원으로 2019년 말 55조5435억원 대비 40% 증가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올해 증권사를 비롯한 국내 금융사들의 주요 모니터링 사항으로 일제히 대체자산 부실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꼽았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 영향으로 과거 호황을 맞았던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꺼지면서 만기 도래 펀드들이 시한폭탄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고위험 PF 사업장과 해외 투자 건을 중심으로 늘어난 부실자산과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것"이라며 "초대형 증권사의 경우 해외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중대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후순위 등 고위험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 또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리파이낸싱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라며 "올해 하반기 증권사들의 우발부채와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위험에 따라 신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