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정국 불안 겹쳐 시장 위축 뚜렷공모 흥행 실패·첫날 공모가 하회·일정 연기 속출 내년 상반기 LG CNS 대어급 등판…흥행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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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계엄 사태까지 더해져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었다. 새해에는 연초부터 LG CNS, DN솔루션즈, 서울보증보험, 케이뱅크 등 대어들이 상장에 추진하는 만큼 시장 분위기에 반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종목은 새내기주 74개 가운데 52개로 70.2%에 달했다. 

    신규 상장 종목의 공모가 대비 주가수익률은 3개월 평균 -2%로 지난해 35% 대비 처참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공모주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올해 첫 IPO 주자였던 우진엔택의 '따따블(공모가의 4배)'을 시작으로 1월 HB인베스트먼트, 2월 이닉스·스튜디오삼익, 3월 케이엔알시스템·오상헬스케어는 '따블(공모가의 2배)'을 기록했다. 

    지난 5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100만명이 참여해 총 25조1015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모으는 등 대어급도 흥행했다. 

    하반기 들어서 IPO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위축됐다. 

    공모 단계에서 흥행에 실패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엠엔씨솔루션·쓰리에이로직스·온코크로스 등은 공모가를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이나 미달로 확정했다.

    '상장 첫날=급등' 공식도 줄줄이 깨졌다. 에이럭스는 코스닥 시장 데뷔 날 38.25% 떨어지며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고, 토모큐브(-37.06%), 노머스(-35.76%), 닷밀(-33.77%) 등도 상장일 폭락했다.

    아이지넷, 오름테라퓨틱스, 아스테라시스는 내년으로 상장을 연기했다.

    공모주 시장이 위축된 건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인한 경제 둔화, 미국 도널트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로 국내 주식시장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12월 초 계엄령 여파까지 겹쳐 투자심리가 쪼그라든 탓이다.

    증권가는 그간 거품 꼈던 IPO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신규 공모주 주가가 널뛰기 하는 가운데 투자자도 상장사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주가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IPO시장 내에서도 종목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면서 공모가 상단 이상 확정 비중은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향후에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내년 상장을 앞둔 대어급들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내년 2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는 LG CNS다. LG CNS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내달 수요예측을 시작해 내년 2월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일정을 정하지 못했지만 DN솔루션즈, 케이뱅크, 서울보증보험 등 조단위 기업 4개사가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심사가 진행 중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달바글로벌까지 포함하면 새해 상반기에만 6개사가 코스피에 상장할 계획이다.

    대어급들의 흥행이 시장 전반에 온기를 확산시킬 수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 IPO 시장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증권사 IPO본부 한 관계자는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하반기 상장을 계획했던 공모주들의 상장 철회로 분위기가 한풀 꺾인 상태"라면서 "지수 반등이 먼저이긴 하지만 기대를 모으는 대형 IPO의 흥행이 이뤄지면 시장 방향성을 바꿀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