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엑사원 2.0', 카카오브레인 '솔벤트' 등 공개국내 제약업계 52개 기업 88건 협업 수행 중아직은 걸음마 수준… 가시적인 성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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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들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가 새롭게 선보인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은 ▲유니버스(Universe) ▲디스커버리(Discovery) ▲아틀리에(Atelier) 등 3대 플랫폼으로 구성됐다. 

    특히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탐구하는 지식 탐색 플랫폼으로, 화학이나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쓰일 수 있어 신소재·신물질·신약 개발을 돕는다.

    카카오브레인 AI신약연구팀은 지난 11일 단백질 구조 예측 프레임워크 '솔벤트(Solvent)'를 공개했다. 

    카카오브레인은 모델 공개 자체로는 개별 연구자의 연구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AI 신약 개발 연구자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AI 신약 개발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자 학습 코드 공개를 결정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솔벤트 공개로 연구 비용 절감과 더 나아가 신약 설계 단계 및 소요 시간 단축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AI 신약개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6억980만 달러(약 8000억원)다. 매년 45.7%씩 성장해 2027년 40억350만 달러(약 5조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AI 전담부서 설치, AI 기업과의 협업 연구를 통해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52개 기업에서 총 88건의 협업을 수행 중이다. 

    올해 기준 15개 AI 신약개발 기업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후보물질 개발 71건, 전임상 26건, 임상 7건 등 총 104건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AI 신약개발은 글로벌 시장에 비교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LG, 카카오 등의 대기업들이 직접 모델을 개발하는 것과 달리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진제약이 꼽힌다. 삼진제약은 지난해에만 심플렉스, 사이클리카, 온코빅스, 연세리브로 등과 AI 신약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5월 AI 신약개발 기업 인세리브로와 공동개발 중에 있는 혁신면역항암제 과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인공지능 활용 혁신신약 발굴사업'에 선정됐다.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다수의 제약기업들과 손잡은 기업으로는 신테카바이오가 있다.

    국내 AI 신약개발사 1호 상장기업인 신테카바이오는 HK이노엔, JW중외제약, 한미사이언스뿐 아니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엠디바이오랩 등 바이오벤처와도 신약 후보발굴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과는 전략적 투자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만 하더라도 지난 5년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협회는 "컨소시엄 형태의 대형 AI 신약개발 R&D 사업은 대학, 연구소, 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하는 R&D 사업보다 파급력과 확장성이 매우 크고, 산학연이 특정 과제에 집중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