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여론 영향 자국 AI 8월부터 '검열' 韓 AI, 시진핑·대만 침공·천안문 등 민감 질문에 '긴장'전문가 "中, 韓 AI 답변 '외교 카드' 활용시 문제 삼을 수도" 우려
  • ▲ 태극기, 오성홍기ⓒKBS
    ▲ 태극기, 오성홍기ⓒKBS
    중국이 다음 달부터 여론에 영향을 미치거나 대중을 '동원'할 수 있는 자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강도 높은 검열을 개시한다. 전문가들은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들이 내달 공개하는 생성형 AI가 중국에 민감한 답변을 할 경우 한중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6일 외신,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 생성형 AI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으며 8월 15일부터 이를 시행한다. 여론에 영향을 주거나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생성형 AI의 개발사는 해당 지침에 따라 보안 검토를 시행하고 알고리즘을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 규제 당국 자체적으로도 보안 검토 및 조사를 시행할 수 있어 사실상 검열에 가깝다.

    중국이 생성형 AI에 재갈을 물리는 데는 흉흉한 민심이 배경에 있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 이후 예상보다 더딘 경제 회복세로 지난달 역대 최고 청년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민심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이에 중국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대만 문제 등 외교 현안에 집중하며 내부 결집에 나서고 있다. 

    한중 관계도 지난달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으로 얼어붙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국의 초거대 AI를 추가적인 외교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의 AI가 천안문, 시진핑 체제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 생성한 답변을 중국이 문제삼을 수 있다는 것. 

    이에 국내에서 초거대 AI를 개발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LG ▲SK텔레콤 ▲KT의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이들 모두 챗GPT(ChatGPT)와 유사한 '대화형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특히 LG와 SK는 나머지 3사 대비 중국 사업 비중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LG는 지난 19일 전문가용 대화형 인공지능 플랫폼 ‘엑사원 유니버스’를 공개했으며 네이버는 대화형 에이전트 ‘클로바X’의 베타 서비스를 오는 8월 진행한다. 카카오는 한국형 대화 AI 모델 ‘코GPT’를, SK텔레콤은 대화형 AI ‘에이닷’을 개발 중이다. KT도 챗GPT와 유사한 수준의 대화형 초거대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이 한국의 초거대 AI를 ‘외교 카드’로 쓸 수 있다”며 “AI 챗봇에 ‘시진핑 체제가 어ᄄᅠᇂ게 될 것 같냐’, ‘하나의 중국에 대해서 어ᄄᅠᇂ게 생각하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 같냐’ 등의 민감한 주제에 (AI 챗봇의 답변을) 중국이 걸고 넘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중국 정부에 대해서 AI에 물어봤을 때 엄한 얘기를 (대답)하면 그 하나만으로도 반중국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몰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