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표, CJ대한통운 인수 등 대형 M&A 주도9개월째 지지부진 속 골든타임 놓칠까 우려도
  • ▲ 윤상현 CJ ENM 대표 ⓒCJ ENM
    ▲ 윤상현 CJ ENM 대표 ⓒCJ ENM
    CJ ENM이 윤상현 호(號)가 공식 출범하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M&A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웨이브의 합병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경영성과는 합격점을 받은 상황에서 연내 합병 마무리 여부가 윤 대표의 골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상현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는 CJ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CJ ENM 단독 대표에 낙점됐다. 그는 1999년 CJ그룹 입사 이후 CJ에 입사한 이후 CJ M&A(M&A)담당, CJ 경영전략1실장,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를 역임한 M&A 전문가로 꼽힌다.

    실제 윤 대표는 CJ대한통운 인수, CJ제일제당의 슈완스 인수 등 CJ그룹의 굵직굵직한 대형 M&A를 주도해 온 인물이다. 2020년 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 부임 후에는 네이버와 CJ간 전략적 제휴 등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불린다.

    윤 대표의 인수합병과 투자 분야에 대한 탁월한 혜안은 내부적으로도 전략가로 칭한다. 특히 주도적인 실행력을 인정받아 지난 4월 구창근 전 대표 사임 이후 CJ ENM 조직을 홀로 이끌어 왔다. 이후 커머스부문과 엔터테인먼트부문에서 실적 회복세로 이어졌다.

    CJ ENM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8% 증가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티빙의 가입자 증가와 프리미엄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으며, 커머스 사업은 원플랫폼 2.0 전략 기반 플랫폼 역량 가속화에 따라 영업이익이 신장됐다.

    윤 대표가 CJ ENM의 사령탑을 맡기에 충분하다는 역량을 입증한 셈이다. 다만,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연내를 넘길 경우 티빙의 가입자 감소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성사될 경우 11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하게 된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787만명)과 웨이브(427만명)의 9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214명에 육박한다. 넷플릭스 MAU 1167만명을 넘어서는 공룡 OTT가 탄생하는 것.

    하지만 티빙 측 주요 주주인 KT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합병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웨이브의 재무적 부담도 커지면서 가입자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티빙 역시 쿠팡플레이에 가입자 수에 밀리면서 토종 OTT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업계에서도 양사의 합병이 늦어지면서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것을 우려한다. 경쟁사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늦은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윤 대표로서는 실적 방어를 위해서라도 KT의 찬성을 어떻게든 끌어내야하는 시험대에 올라와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1인 독주 체제가 다시 굳혀지는 상황에서 티빙·합병이 다소 지체된 상황"이라며 "윤 대표가 M&A 전문가에 걸맞은 솔루션을 도출해 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