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신 진흥·규제 정책 FCC 수장에 브렌던 카 위원 지명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CP '망 무임승차' 규제 분위기 미국 기업 보호 장치 마련 변수국내도 망 사용료 의무화 논의 재점화 속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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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방송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를 반대하던 브렌던 카 위원이 지명되면서 '망 사용료'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자국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정부에서 빅테크 규제가 가시화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FCC는 미국의 통신 산업의 진흥 및 규제 등 정책을 담당한다. 해당 수장으로 낙점된 카 위원은 과거부터 망 사용료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던 빅테크 규제론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2021년 "우리는 빅테크가 공정한 몫을 지급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빅테크의 무임승차 종식이라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콘텐츠 사업자(CSP)와 인터넷 사업자(ISP) 간의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이 시장주의적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망 중립성' 폐기 원칙과도 궤를 같이한다. 망 중립성은 ISP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그 내용·유형·기기 등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17년 집권 당시 망 중립성 원칙을 폐기한 바 있다.

    업계에선 카 위원을 앞세워 구글, 넷플릭스 등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점친다. 트럼프 당선인인 ISP에 지지기반을 뒀다는 점에서 CP의 책임 소재를 물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견도 다분하다. 넷플릭스는 미국 컴캐스트와 AT&T, 버라이즌 등에 트래픽 착신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망 사용료 의무화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의 망 무임승차 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통신망 트래픽 사용량은 구글(28.6%), 넷플릭스(5.5%), 메타(페이스북) 4.3%, 아마존 3.2%, 애플 0.3% 등 순이다. 

    빅테크가 국내 전체 트래픽의 30.6%를 점유하면서도 망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구조인 것. 이에 국내 대표 ISP인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를 둘러싼 법정 공방을 진행하기도 했다. 국회 차원에서 '넷플릭스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7건이 발의됐지만, 21대 회기를 넘기면서 폐기됐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줄곧 표방해 온 자국우선주의 원칙에 입각했을 때 이는 미국에 한정된 규제로 적용될 수 있다는 시각도 다분하다. 고율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폐기 등 자국 중심 산업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것. 빅테크 역시 미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보호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카 위원이 트럼프 당선에 우군 역할을 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측근이라는 점도 있다. 때문에 빅테크를 옹호하는 세력의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망 중립성 원칙과 망 사용료 개념이 상관관계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카 위원이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망 사용료에 대한 규제 장치는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트럼프 당선인과 궁극적인 지향점이 다를 수 있어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