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5.9조, 하나 4.6조, 신한 4조, 우리 3.3조 順대부분 미주‧유럽 지역 호텔‧오피스‧물류센터에 투자"손실 영향 제한적" 선긋지만… 현장은 불꺼진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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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이 휘청거리며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주요금융지주가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규모가 18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금융지주들은 위협적인 리스크는 아니라며 선긋기에 나섰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해외상업용 부동산 투자로 인한 손실까지 덮치며 충격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의 해외부동산 투자액은 현재 총 17조5000억원 규모다.KB금융이 5조9000억원, 하나금융이 4조6000억원, 신한금융이 4조원, 우리금융이 3조3000억원 순이다.금융지주들의 해외부동산 투자 대부분은 유럽과 미국 지역 상업용부동산(오피스, 호텔, 물류센터)에 몰린 상태다.금융지주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제히 해외부동산 투자 현황 등에 대한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2010년대 중반 저금리 시절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금융권이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민낯이 최근 드러나기 시작해서다.금감원이 오기형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총 78조5000억원으로 10년 전(5조3000억원) 보다 14배 이상 불어났다.전체 펀드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만 9조5000억원이며 내년 만기도 11조6000억원에 달한다.금융지주는 해외부동산 투자 전수조사결과 손실우려가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지난 25일 KB금융 2023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서영호 CFO(재무총괄임원)는 “일부 계열사를 통한 해외부동산 에쿼티, 후순위 투자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단기적인 손실처리를 했으며 충당금도 일부 적립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향후 전체적으로 담보가 있는 선순위 사업장 중심으로 충당금 적립해서 손실발생은 크지 않다”며 “만전을 기해서 부실 전에 사전관리하고 부실에 이르면 사업장과 비즈니스, 심사쪽하고 협업해서 적극 관리하고 있으므로 크게 손실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일축했다.KB자산운용이 운용한 해외대체투자 펀드 손실 여부에 대해서는 “KB자산운용에서 조성해 매각한 건에 대한 부실은 없다”고 강조했다.김주성 하나금융 그룹리스크총괄(CRO) 부사장도 지난 27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 부동산 정밀 점검을 실시해 부실화 우려가 있는 건에 대한 정상화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현재 전반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이어 “은행이 투자한 부분에선 연체나 보정이 하나도 없고 고정이하 자산도 없다”고 강조했다.홍콩 오피스 빌딩 손실에 대한 자율조정을 실시 중인 우리금융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에 대한 리스크가 극히 제한적이라며 우려 불끄기에 나섰다.박장근 우리금융 리스크관리부문(CRO) 상무는 전날 "부동산 투자액 3조3000억원 가운데 공적보증서담보대출이 1조3000억원이어서 실질적 부동산 PF는 2조 수준"이라며 "이중 위험이 비교적 높은 브릿지론은 5000억원이 채 되지 않아서 리스크는 제한적인 수준이다"고 말했다.반면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부동산 투자 위기를 경고하는 신호음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2010년대 중반 저금리와 우호적 환율 여건에 힘입어 부동산 같은 대체 투자 상품이 각광 받았다.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 도심의 오피스 빌딩 수요가 줄어들며 공실률이 크게 늘었고, 주변 상권을 비롯한 투자한 건물의 자산가치가 떨어졌다. 기준금리인상까지 겹치면서 대출 부실우려까지 도사리고 있다.해외 부동산 펀드의 부실은 이미 부각되기 시작했다.한국에 상장된 59개 해외부동산 펀드의 최근 1년 동안 수익률은 0.71%에 그쳤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만 놓고 보면 마이너스(-0.27%)로 돌아섰다.해외 투자 부실이 금융권 신용 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곪아터진 부동산 폭탄 건’을 안고 있는 금융사들의 심정은 노심초사일 것”이라며 “잠재 ‘화약고’로 여겨지는 해외부동산 투자 부실화의 불똥이 언제 어떻게 튈지 모르는데다 대처준비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