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이후 최대 폭상반기 가까스로 흑자… 1년새 90% 감소 7월까진 흑자세… 하반기 장담 못해
  • 6월 경상수지가 58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6월(60억6000만달러) 이후 최대 흑자 규모다. 수출 부진 속 에너지 수입 가격이 하락해 무역 수지가 흑자로 전환한 결과로 '불황형 흑자' 우려는 여전하다. 

    한국은행은 올 상반기(1~6월) 경상수지가 누적 24억4000만달러 흑자를 냈으나 하반기는 국제유가 동향,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 회복 속도, 반도체 경기 개선 등 대외여건이 불확실성이 커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7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흑자에 힘입어 흑자를 전망했다. 


    ◆ 상반기 경상수지, 1년새 90% 감소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 흑자로 2개월 연속 흑자세를 이어갔다. 경상수지 가운데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가 개선되며 경상수지 흑자폭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모두 포괄하는 수치다. 한 나라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먼저 6월 상품수지는 39억8000억달러 흑자를 냈다. 흑자규모는 21억6000만달러로 전월(18억2000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24억4000만달러인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8억7000만달러와 비교해 90%나 급감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대외여건이 어려운 상황속 12년 연속 (상반기) 흑자 기조를 유지한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지난 1월 사상 최대 적자로 흑자 규모가 줄었으나 당초 여러 기관서 상반기 적자를 전망했던 점을 고려하면 우려보단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신 국장은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국제유가,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회복 속도, 정보기술(IT) 경기 개선 시점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커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경기의) 불황, 내수 부진과 같은 요소보다는 IT경기, 수입 에너지 가격 약세에 따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면서 "반도세는 가격은 약세이나 (수출) 물량은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 ▲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6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6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  7월까진 흑자낼 듯…  하반기 장담 못해

    신 국장은 "7월 경상수지는 하계휴가 등의 요인으로 서비스수지가 계속 적자를 보이겠으나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이를 상회해 7월에도 흑자를 낼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7월 통관 무역수지가 개선됐으나 해외 생산 부분을 고려해야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6월보다 늘어날 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밝혔다. 

    6월 국제수지에서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힘을 못 쓰고 있으나 글로벌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라 원자재 등 수입이 줄어들면서 상품수지 석달 연속 흑자를 냈다.

    수출은 541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1년 전보다 9.3%(55억5000만달러) 줄어 들었다. 승용차 수출이 상승했으나 반도체, 석유제품, 화공품 등의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해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10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통관 기준으로 승용차 수출은 60.7% 확대된 반면 석유제품 수출은 40.5%, 반도체 수출은 28% 쪼그라들었다. 또 철강제품과 화공품도 각각 3.2%, 12.8%씩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19% 줄어들었다. 이어 동남아시아 17.9%, 일본 3.7%, 미국이 1.8% 감소했다. 다만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만 18% 증가했다.

    수입은 56억9000만달러(10.2%) 감소해 501억5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에너지 수입가격 하락으로 넉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재(6.8%) 수입은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늘어난 반면, 원자재(-18.5%)와 자본재(-9.1%) 수입은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26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해외 여행 회복으로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12억8000만달러로 증가한 결과다. 운송수지는 운송수입(28억4000만달러) 증가에 따라2000만달러 소폭 흑자를 봤다.

    본원소득수지는 48억5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국내로 송금하는 배당금이 늘면서 배당소득수지(42억3000만달러)가 늘어난 결과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47억7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42억8000만달러 감소해 2017년 12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축소됐다. 

    직접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7억2000만달러 감소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5억6000만달러 확대됐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1억2000만달러 증가해 8개월 연속 확대됐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6억5000만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