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간 흑자 예고한 강한승 쿠팡 대표, 다음 스텝은 '오프라인'법조인 출신 유통사 CEO, 취임 3년만에 1조대 적자에서 흑자로쿠팡, 올해 들어 럭셔리 부티·패션 카테고리 강화 속도
  • ▲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쿠팡
    ▲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쿠팡
    강한승 쿠팡 대표는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인사 중 하나다. 판사 출신의 CEO가 이커머스 시장의 공룡으로 성장한 쿠팡의 대표이사를 맡아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전환을 목전에 뒀기 때문이다. 

    이미 그의 시선은 이제 온라인 시장, 흑자를 넘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넘보고 있다. 소비침체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한 유통업계에서는 강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평가다.

    22일 쿠팡은 올해 들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일괄되게 “국내 전체 유통시장에서 쿠팡의 점유율은 아직 한자릿 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존 온라인 시장만이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을 포함한 시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뒤따르는 것도 필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쿠팡은 이미 점유율만 보면 유통공룡으로 성장했다. 이커머스 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선 것은 물론 매출 규모만 봐도 이미 롯데쇼핑을 제쳤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시장 602조원(4660억달러) 중 ‘톱3’ 중 쿠팡은 롯데그룹의 점유율 2.5%를 앞지른 4.4% 점유율을 기록했다. 1위를 차지한 신세계그룹의 점유율 5.1%와의 경차는 1%P도 나지 않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쿠팡이 오프라인 시장을 겨냥한 것은 사실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의 안방을 빼앗아오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

    이런 과감한 쿠팡의 전략의 핵심에는 강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역임한 후 청와대 법무비서관, 김앤장 변호사 등을 거쳐 2020년 경영관리총괄 대표로 쿠팡에 합류한 그는 지난 2021년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사임한 이후 대표 겸 의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 3년은 강 대표가 유통시장에 별 다른 경력이 없는 법조인이라는 편견을 깨부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지난 2021년 매출 22조2164억원, 영업손실 1조8032억원으로 매출 성장 이상으로 수익악화가 이어지는 것처럼만 보던 쿠팡은 지난해 매출 26조5917억원을, 영업손실 1447억원을 기록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이어 올해는 상반기 매출 15조739억원, 영업이익 3302억원을 기록하면서 첫 연간 흑자전환이 유력해졌다.

    만년 적자였던 쿠팡의 '극적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강 대표의 1라운드가 쿠팡의 이커머스 석권, 수익성 개선이었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2라운드의 색깔이 분명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강 대표는 노골적인 오프라인 영토를 노리고 있다. 

    쿠팡은 올해 들어 버티컬서비스 ‘로켓럭셔리’를 선보이면서 헤라, 시세이도, 에스티로더, 록시땅 등의 고급 화장품 판매에 나선 바 있다. 지금까지 백화점에서 주력 판매되던 브랜드다. 이에 앞서 패션 상품을 부쩍 강화한 것도 오프라인의 강점으로 꼽혀왔던 카테고리와의 경쟁을 예고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지금까지 직접 보고 신선도를 확인해야한다는 오프라인의 전유물이었던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온라인에서 성공시킨 주역이었다”며 “다만 매년 두자릿 수 성장을 이어온 쿠팡이 지속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추가 공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