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건설 상반기 소송가액 5.4조…GS건설 1.2조 1위293개단지 전수조사 끝난 9월말 하자담보소송 '봇물'입주지연 따른 지체보상 분쟁도…"브랜드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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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건설사가 각종 송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올 상반기 피소된 소송가액만 무려 5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문제는 국토교통부가 무량판구조 민간아파트 293개단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간 만큼 시공사를 상대로 한 '도미노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업계에선 "진짜 소송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28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건설사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이들 건설사에 피소된 소송가액은 5조4421억원으로 집계됐다.이는 전년동기 7조6788억원보다 외형상으로는 2조2000억원가량 줄었지만 당시 포스코건설(현 포스코이앤씨)의 인천 송도국제도시 개발피소 건(3조원)이 포함된 것에 따른 결과다. 건설사 한곳당 평균 6047억원 수준이다.따라서 피소건을 제외한 하자보수 소송이나 손해배상 건만 보면 오히려 1년새 소송가액이 7633만원정도 증가한 셈이다.건설사별로 보면 조사대상중 GS건설 피소금액이 1조296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동기 1조2673억원보다 2.34% 증가한 액수다.그중에서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도시정비사업조합 등이 제기한 하자보수 및 손해배상 소송이 1년새 19건에서 38건으로 2배가량 뛰었다.GS건설에 이어 소송가액이 많은 곳은 △대우건설 9022억원 △삼성물산 7708억원 △SK에코플랜트 7244억원 △포스코이앤씨 5895억원 △현대건설 5362억원 △DL이앤씨 2505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988억원 △롯데건설 172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송사리스크는 하반기부터 정점을 향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업계에선 '철근누락' 사태와 관련, 국토부가 진행중인 무량판구조 전수조사가 마무리 되는 9월말을 기점으로 하자보수를 비롯한 각종 소송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이미 철근누락이 처음 발견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단지 입주민 사이에선 집단소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민간아파트 경우 단지수가 293개로 많고 향후 집값하락 등 재산권침해 문제와 직결돼 소송대상과 규모가 전례없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우선 시공사에 하자담보 책임을 묻는 소송이 가장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입주민대표회의가 시공사에 하자보수를 청구한뒤 이에 응하지 않으면 보수비용 청구를 위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식이다. 이때 손해배상금은 법원 감정평가를 통해 정해진다.민법상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도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즉 '부실시공'이라는 시공사 불법행위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경우 그 하락분을 청구하는 식이다.다만 이 방법은 부실시공와 아파트 가치하락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워 입주민 승소확률이 높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전언이다.이밖에 전수조사 및 하자보수로 인한 입주지연으로 불거진 지체보상금, 계약해지 등이 법적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업계에선 책임소재와 상관없이 시공사에만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이미 전수조사 안전진단에 추후 보수·보강비용까지 건설사가 떠안고 있는데 법적송사까지 휘말리면 중견·중소사는 사업을 제대로 영위하기 힘들다"며 "소송승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입주자·조합과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브랜드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재건축·재개발조합과의 소송전도 시공사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예컨대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시공사 현대건설)과 북아현2구역 재개발(삼성물산·DL이앤씨)등에서 시공사 공사비증액 요구와 그에 따른 조합 계약해지 추진이 이어지면서 법적공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계약이 파기되면 건설사가 시공권 유지를 위한 가처분소송이나 대여금 반환소송,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조합이 사업지연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맞불작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조합과 법적분쟁은 추후 다른사업지 수주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건설사 입장에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