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호출·보일러컨트롤러 '미작동'콘크리트 탈락에 소변자국·담배꽁초까지 롯데건설 "1월말 2차 사전점검 또 할 것"'구·시행사·시공사·입주자' 4자 TFT 구성
  • ▲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나광국 기자
    ▲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나광국 기자
    롯데건설이 시공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이 부실시공 논란으로 뜨겁다. 오는 12일 준공승인을 앞두고 실시된 사전점검에서 골조 틀어짐, 콘크리트 탈락, 누수 등 시공불량 건수가 무더기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입주예정자들은 중대한 하자가 보완되지 않으면 준공을 연기하겠다는 입장이다.

    7일 직접 찾은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여전히 조경공사가 진행중이었고 육안으로도 외벽 갈라짐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 특히 103동 경우 내부계단이 부서지거나 엘리베이터 호출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벽면엔 알 수 없는 구멍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하자문제는 입주를 앞두고 지난해 12월21~22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사전점검에서 터졌다. 입주예정자들이 지적하는 하자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외관상 신축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허술한 마감수준이 문제로 제기됐다. 일례로 외벽시멘트를 제대로 그라인딩(갈아내기 작업)하지 않은 상태에서 페인트를 칠해 신축임에도 '곰보아파트'가 됐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또 발코니에 설치된 난간엔 나사가 튀어나오거나 일부 콘크리트는 탈락해 금이 간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 단지내 통신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입주예정자들은 사전점검 당시 KT를 제외한 타통신사 가입자들은 건물내부로 들어갔을 때 휴대폰 사용이 먹통이 됐다고 역설했다. 

    내부에서도 하자가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사점점검 당시 화장실 천장에서는 물이 쏟아졌고 엘리베이터 호출기, 벽면 보일러 컨트롤러는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 

    또 일부동은 골조를 이루는 콘크리트 벽이 비스듬히 시공돼 있거나 안전난간 이음새를 지지해줘야하는 콘크리트가 탈락해 재기능을 하기 어려워 보였다.

    실제로 직접 방문한 101~103동에선 다수의 하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계단옆 벽면에는 손가락 한마디가 들어갈 정도 구멍이 있었고 천장과 엘리베이터 앞에 위치한 벽면엔 알 수 없는 구멍도 존재했다. 하자는 아니지만 소변자국과 담배꽁초 등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 ▲ 단지 내부에서 발견된 계단 파손과 승강기 호출버튼 미설치 등=나광국 기자
    ▲ 단지 내부에서 발견된 계단 파손과 승강기 호출버튼 미설치 등=나광국 기자
    입주예정자들은 사전점검 당일부터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입주예정자 A씨는 "통상적으로 아파트 사전점검은 조경, 커뮤니티시설과 각 세대 안을 함께 둘러보는데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입주예정자들 동선을 통제하며 세대내부를 제외한 공간은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며 "또 당시 휴대폰 사용시 벽면에 붙어서 사용하란 안내방송이 나왔고 실제 휴대폰 사용이 제한돼 모바일로만 접수 가능한 하자접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입주예정자 B씨는 "기본에 충실해 아파트를 준공하라는 것인데 그 부분이 안 돼서 화가난다"며 "전문가들도 점검에서 평가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실시된 서울시 품질점검에서 전문가들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시 품질점검은 서울시가 무료로 건축, 구조, 조경, 통신 등 9개분야에 대해 점검을 실시하는 제도다. 품질점검회의에서 전문가들은 건물외관, 조경 등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통신분야 전문가는 "여러 아파트를 점검해 왔지만 롯데캐슬 이스트폴과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며 "현재 99% 점검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관련 롯데건설 관계자는 "통신은 KT 공사구간"이라며 "입주자 사전점검 공개대상이 아니라서 통신이 안됐을 뿐 KT측에서 1월에 공개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 ▲ 현관문에 발생한 유격 불량과 세대 내 보일러 배관 미설치 현장=제보자·나광국 기자
    ▲ 현관문에 발생한 유격 불량과 세대 내 보일러 배관 미설치 현장=제보자·나광국 기자
    롯데건설은 사전점검이 실시되기 전인 지난달 4일 광진구청에 아파트 준공인가를 신청했다. 입주예정자들은 현재 상태로 준공인가가 나는 것을 우려했다. 준공인가 혹은 임시사용 승인이후에는 잔금납부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하주보수를 요구할 협상력이 사라진다. 이에 이달 12일로 예정돼 있는 준공인가를 하자보수전까지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롯데건설은 아직 연기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오는 3월 계획대로 입주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롯데건설은 지난달 입주자 사전점검시 지적된 사항들은 대부분 처리됐고 추가사항이 있어도 오는 3월 입주전까지 100%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해당단지는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과 함께 지어지는 곳이다 보니 일반 신축아파트 보다 사전점검이 앞당겨 실시됐다"면서 "입주전까지 지적받은 사항에 대해 100% 보수를 완료하고 입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선 제3자 검증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외 미진한 부분들도 지속적으로 현장을 공개해 추가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