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태풍 불구 손해율 70%대당국 '상생금융' 부담연초 2.0~2.5% 내린데 이어 추가 인하카드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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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라 역대급 실적을 거둔 손해보험사들이 웃지 못할 상황에 빠졌다. 집중호우와 태풍에도 양호한 손해율을 기록하면서 자동차 보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권을 향해 '상생금융'을 꾸준히 주문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당국와 여론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보험사들은 올해 안에 보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위 5개 손보사(삼성·현대·DB·KB·메리츠화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77.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손해율(76.4%)보다 0.9%포인트(p) 높은 수치지만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손해율은 가입자들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사고 등으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하는데 낮을수록 보험사에 유리하다.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8~82%로, 사업비를 포함해도 흑자를 내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올해 초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2.0~2.5% 인하했는데 당시 손해율 역시 80% 이하로 유지됐다. 지난해의 경우 폭우와 태풍으로 인해 침수차가 급증하며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액이 늘었지만 올해는 별다른 비 피해도 없어 안정적인 손해율 관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안정된 손해율은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상반기에 1조215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DB손해보험 9181억원, 메리츠화재 8390억원, 현대해상 5780억원, KB손해보험 5252억원 등 주요 손보사들이 역대급 순익을 거뒀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손해율과 실적 모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당국과 여론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상생금융'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만큼 보험사들도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과 카드사는 2조원이 넘는 상생금융 방안을 내놨지만 보험사들은 한화생명과 일부 사회공헌을 제외하곤 아직까지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업계에선 손보사의 상생금융 방안에 자동차 보험료 인하가 포함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손보사들도 자동차보험이 주력 상품인 만큼 적정한 인하 폭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연말이 될수록 우상향하기 때문에 상반기 손해율만 보고 상황이 좋다고 판단하기는 섣부르다"면서도 "결국 보험료 인하 쪽으로 방안이 기울면서 서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