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임직원 7명·HD현대오일뱅크 법인 기소검찰에 '페놀 유출' 합동 조사 제안도 거절HD현대오일 "재판 결과까지 기다려달라" 당부
  • ▲ HD현대오일뱅크 항의 방문한 서산시의회 환경특위 위원들ⓒ 연합뉴스
    ▲ HD현대오일뱅크 항의 방문한 서산시의회 환경특위 위원들ⓒ 연합뉴스
    '폐수 방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HD현대오일뱅크가 과도한 억측에 억울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환경부가 '공업용수의 재이용'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HD현대오일뱅크의 사례가 새 국면으로 접어드는가 했으나 공장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며 상황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가는 산업폐수 재이용했다는 이유로 환경부의 과징금 통보를 받은 데 이어 검찰 기소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한 공판은 내년쯤 이뤄질 전망이다. 문제는 환경오염과 관련한 유무죄가 판단되기도 전에 날선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검찰과 HD현대오일뱅크 양 측의 주장이 다소 엇갈리는 상황이다. 

    앞서 HD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6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대산공장 폐수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대신 불순물을 제거해 인접한 곳에 위치한 HD현대OCI 공장으로 보내 재이용해 왔다. 

    환경부는 이를 '무단 배출'로 판단, 지난해 10월 역대 최대 규모인 150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후 검찰도 지난달 11일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HD현대오일뱅크 전 대표이사를 비롯해 전·현직 임원 7명과 법인을 기소했다.

    계열사간 배관을 통해 흘려보낸 폐수에서 리터당 최대 2.5㎎의 페놀과 38㎎의 페놀류가 검출돼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게 검찰 측 입장이다. 물환경보전법상 폐수배출시설에서 배출되는 폐수 내 페놀 허용치는 리터당 1㎎, 페놀류 허용치는 리터당 3㎎ 이하다. 

    검찰 조치에 HD현대오일뱅크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미 사용한 공업용수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재활용수를 폐쇄 배관을 통해 대산공장 내 계열사 설비로 이송·사용하였고, 방지시설을 통해 적법한 기준에 따라 최종 폐수로 방류하였기 때문에 환경에 어떠한 훼손이나 위해도 끼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공업용수 재활용 과정에서 페놀화합물이 대기로 배출했다는 검찰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는 외부 업체에 총 3차례 자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페놀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으며 이를 입증하고자 합동 검사를 검찰에 제안했으나 검찰이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최근 환경부가 공업용수의 재이용을 허용한다고 발표하면서 과징금 조정 등 검찰의 재조사가 시작되는 듯 했으나 이마저도 물거품이 된 상태다. 법 개정 이전의 사안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을 하지 않겠다'는 부칙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그동안 산업계와 지자체에서 산업폐수의 재이용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며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규제혁신과제에 포함해 허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업용수의 재이용 허용의 경우 법 개정 시 '소급 적용을 하지 않겠다'는 부칙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HD현대오일뱅크 사례는 해당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설상가상 공장이 위치한 지역 시민들의 반발도 심화되고 있어 HD현대오일뱅크의 피로도는 쌓이고 있다.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 과도한 억측이 자칫 페놀에 대한 시민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폐수를 부족한 공업용수로 재활용한 것으로, 재활용 후 적법한 기준에 따라 방류해 환경오염이나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배출가스에서 페놀화합물이 검출되지도 않았다"며 "아직 죄의 유무가 정해진 것도 아닌데 과도한 억측으로 불안 심리가 조성되는 부분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지역사회 반발이 커지자 서산상공회의소도 시민 달래기에 나섰다. 서산상공회의소 측은 "대산공단이 공업용수 부족에 시달려 온 것은 지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지역 기업에 대한 비판과 불신이 가속해 분열하는 일이 없도록 자제를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현대오일뱅크 측은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되는 사안"이라며 "더 이상의 대립적인 공방은 법원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