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 '소득세 과세단위 변경 논의의 시사점' 발간가족·세대별 합산과세, 다자녀 가구에 유리"과세방식 변경, 형평성 문제·행정비용 증가 우려"
  • 저출산 고령화 ⓒ연합뉴스
    ▲ 저출산 고령화 ⓒ연합뉴스
    저출산 극복을 위한 방법으로 소득세 과세 단위를 개인이 아닌 가족 또는 세대별 합산과세로 바꾸는 대안이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세대별 합산과세가 형평성 문제는 물론 행정비용 증가로 부적절하며 오히려 인적공제 확대 등의 방법으로 저출산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이슈와 논점 : 소득세 과세단위 변경 논의의 시사점'에 따르면 부부 또는 세대별 합산과세가 개인과세에 비해 우월하다고 할 수 없음에도, 현행 개인별 과세제도가 경제적 실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소득세 과세단위 변경 문제가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소득세 과세단위는 개인, 부부, 가족(세대) 등 크게 3가지 유형이 있으며 소득세는 대부분 초과누진세율로 과세하기 때문에 과세단위에 따라서 소득세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개인과세주의'를 기반으로 하며 연말정산을 통해 인적공제와 자녀세액공제를 통해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개인과세 방식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소득과 소비가 이뤄지는 기본적 경제 단위는 가구(家口)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가구의 재산 운영형태는 부부 개별의 소득보다는 부부의 소득을 합산해 얼마를 소비했는지 여부가 중요하고, 이를 기준으로 담세력을 측정하는 것이 응능과세원칙(능력에 따라 세 부담)에도 부합한다고 지적한다.

    해외에서는 미국과 독일이 개인과세 방식과 합산분할과세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합산분할과세 방식은 부부의 소득을 합산해 이를 절반으로 나눈 뒤 소득세율을 적용해 세액을 산출하고 여기에 2를 곱해 소득세액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A의 소득이 5000만 원, 배우자B의 소득이 1000만 원이라면 절세 효과가 크다. 우리나라의 소득세율을 적용하면 과세표준이 5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세율은 24%, 1000만 원일 경우 6%를 적용한다. 하지만 부부의 소득을 합산한 6000만 원을 절반으로 나눠 세율을 적용한다면 부부 각각 15%의 세율 적용해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소득이 많이 차거나 부부 중 한 명이 소득이 없을 때 유리하다.

    반면 프랑스는 세대별 과세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부양자녀가 있는 세대의 세 부담 완화와 출산율 제고를 위해 지난 1945년부터 가족계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가족 전체의 과세대상 소득을 합산해 가족당 산출세액을 계산하고 여기에 다시 가족계수를 곱해 총 세액을 계산한다. 쉽게 말해 가족 수대로 나눠서 세액을 산출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족 수 산출은 가족계수를 활용하는데 부부와 자녀 1명으로 이뤄진 가족이라고 해서 단순하게 합산소득을 3으로 나누는 것이 아닌, 경우에 따라 이를 달리한다. 부부의 경우는 각각 1로 계수를 정하고, 첫째와 둘째 자녀는 각각 0.5로 한다. 셋째 자녀는 1을 계수로 하며 사별로 혼자 자녀를 양육해도 사별한 배우자의 계수 1를 적용할 수 있다. 이는 자녀가 많은 기혼 부부와 미망인 가구의 절세효과가 커 프랑스 인구증가의 크게 공헌한 것으로 평가된다.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2020년 기준 1.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올해 연 0.6명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세 가족(세대별) 합산과세 방식을 도입하게 되면 △가구간 중립성 문제 △가구 규모에 따른 형평성 문제 △세무행정비용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입법조사처는 지적했다.

    가구간 중립성이란 가구원간에도 소득차이가 발생해 세부담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우리나라는 소득이 높을 수록 가족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경우 가구원 소득을 합산해 가족 수대로 나눈다면 오히려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개인 단위로 과세하고 있는 방식을 합산과세로 바꾼다면 행정비용은 당연히 증가한다. 1인 가구의 반발도 예상된다.

    입법조사처는 "개인별 과세제도가 변화된 경제적 실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행 개인별 과세원칙을 견지하면서도 필요한 경우 소득공제 확대나 기본공제대상 자녀 수에 따른 차등적 세율 적용 등 적정한 과세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