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가 공기업 36곳 중 19곳 위반… 산업부 산하가 40% 차지강원랜드·석탄公·가스기술公 등 3곳, 5년 연속으로 고용의무 어겨'201조 부채' 한전 '위반 단골' 공기업 2위… 재정 낭비 비판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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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들이 최근 5년간 수시로 장애인 의무 고용을 준수하지 않아 막대한 부담금을 물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이들 기업이 부담금으로 납부한 금액만 11억 원에 달했다. 특히 산업부 공기업의 대표격이자 전체 공기업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한국전력공사는 4년 연속으로 의무를 어겨 5년간 32억8000만 원의 부담금을 냈다.2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을 통해 살펴본 결과 지난해 기준 산업부 산하 공기업 17곳 중 7곳(41%)이 장애인 의무 고용을 미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내내 상습적으로 의무를 지키지 않은 공기업도 3곳(17%)이나 됐다.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장애인고용촉진법)'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고용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매해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장애인 의무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가·공공기관 3.6%, 민간 기업 3.1%다.공기업의 장애인 근로자는 최근 5년간 전체 현황을 보면 늘어나고 있지만, 신규 채용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해 기준 공기업 장애인 근로자는 4930명으로 2021년(4710명)에 비해 220명 늘었다. 장애인 근로자 수는 2018년 3955명에서 매해 증가하고 있다. 반면 공기업의 장애인 신규 채용은 2019년 304명에서 지난해 284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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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장애인 의무 고용을 위반한 산업부 공기업은 △강원랜드 △한국가스기술공사 △대한석탄공사 △한전 △한전기술 △한전KPS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7곳이다. 이 중 강원랜드와 가스기술공사, 석탄공사 등 3곳은 최근 5년 연속으로 고용 의무를 등한시했다.한전과 한전기술은 각각 2018년과 2020년을 제외하고 4년 동안 고용 의무를 어겼다. 광해광업공단은 2021년과 2022년, 한전KPS는 2019년과 2022년에 의무 고용률을 지키지 못했다. 이밖에 한국가스공사(2018년)와 한국수력원자력(2019년)도 5년 동안 각 한 번씩 고용 의무를 위반해 부담금을 납부했다.반면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석유공사 △한국중부발전 △한전KDN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나머지 8개 기업은 최근 5년 연속으로 의무 고용률을 달성했다.지난해 산업부 산하 공기업이 납부한 부담금은 총 10억9000만 원이다. 전체 국가 공기업(36개) 중 고용 의무를 위반한 19곳이 납부한 34억6300만 원의 3분의 1을 차지했다.부담금을 납부한 산업부 공기업 7곳 중 6곳이 1억 원 이상의 부담금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부처별 공공기관 장애인 부담금 지급액' 통계를 보면 강원랜드(2억3300만 원), 한전기술(2억1800만 원), 한전KPS(1억8700만 원), 한전(1억7500만 원), 석탄공사(1억6300만 원), 가스기술공사(1억1500만 원) 순으로 많은 부담금을 냈다.한전은 공기업을 비롯해 준정부기관·기타 공공기관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공공기관(350개) 중에서 부담금을 가장 많이 낸 상위 10곳에 이름을 올렸다. 예정처가 발표한 '장애인 고용부담금 납부액 상위 10개 기관'에 따르면 한전은 8위에 해당한다. 한전이 최근 5년간 납부한 총 부담금 규모는 32억8300만 원에 달했다.상위 10곳 중 1~6위가 기타 공공기관에 속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전은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34억400만 원, 전체 순위 7위)에 이어 2위에 속한다. 한전은 누적된 부채만 총 201조4000억 원에 달하는 등 사상 최대의 적자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동안 법적 의무를 어겨 불필요한 재정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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