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선 내려온 코스피, 3고(高) 위기·기업 실적 기대감도 꺾여'상고하저' 흐름 현실화…10월 최저 2350선 전망도악재 단기간 해소 어려워…하반기 가치주로 방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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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원·달러 환율까지 연고점을 돌파하면서 코스피가 다시 2400선으로 내려왔다. 올해 초만 해도 소수론이었던 '상고하저(상반기 상승·하반기 하락)'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하반기 지수가 최대 270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3고(高)위기에 더해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마저 꺾이면서 증시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는 3.9% 하락하면서 2400선으로 내려왔다. 코스피지수가 2400대로 내려간 것은 5월 17일(2494.66) 이후 처음이다. 

    최근 코스피가 고전하는 건 미국 국채금리가 연이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서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26일(현지시각) 장 중 한때 4.56%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0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 수준보다 기준금리를 더 올린 후 오랜 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연준 당국자들은 최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하다면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쉘 보우만 연준 이사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반전할 위험이 남아 있다"고 지적하며 추가 인상과 고금리 장기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긴축 기조 장기화 경계심에 안전자산 선호 등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7일 106선을 넘어서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하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투자할 유인이 사라진다.

    3분기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증시를 짓누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74곳의 3분기(7∼9월)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42조27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말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43조5862억원)와 비교해 약 3% 감소한 수치다.

    그간 증권가가 강조해온 하반기 매출액이 상반기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상저하고'도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3고 압박 커진 증시, 하반기 최저 2350선 전망도

    최근 고금리를 비롯해 고유가와 고환율 등 증시에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되자 하반기 코스피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대부분 단기간에 해소가 어려운 악재들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내달 코스피가 2350선까지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400~2600, 키움증권은 2400~2620, 하나증권 2420~2710, 한국투자증권은 2450~2650선을 내달 코스피 밴드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4분기 코스피가 2450∼275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강화를 비롯한 각종 이슈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주식시장이 흔들릴 여지가 있다"며 "악재들이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기에 10월에는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4분기 코스피 시장에선 이익 방어력이 강한 가치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 요인이 정점을 통과한 뒤 3개월 기준 섹터별 상대수익률을 보면 IT와 성장주 등이 좋게 나왔다"며 "이를 고려하면 4분기에는 가치주 중심의, 유가 상승 요인 및 긴축 경계감 약화할 내년 상반기에는 성장주 위주 대응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