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공매도 전면 재개…1년 5개월 만증시 영향 제한적…단기 변동성 주의대차잔고 증가·고밸류 종목도 타깃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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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1일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는 가운데 투자 대응법에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증시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면서도 단기 변동성을 고려한 대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대차거래 잔고가 증가세를 보이거나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들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1월 공매도 금지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오는 31일 전면 재개된다. 

    지난해 7월 공매도 부분 재개 결정 이후 그동안은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에만 공매도를 할 수 있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으로, 주로 외국인과 기관이 활용한다. 

    이는 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고평가된 종목의 거품을 제거하는 기능이 있지만 개인 투자자와 기관 간 거래조건의 차이로 인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 속에 중단됐다.

    금융당국은 그간 공매도 제도에 제기했던 주요 문제점을 반영해 제도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도입은 물론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지적됐던 개인에게 불리한 공매도 거래 조건이 기관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제재가 강화돼 벌금이 부당이득액의 최대 6배까지 증가하고 가중처벌 조항이 신설됐다.

    ◆공매도 재개 임박…대차잔고 증가·고밸류 종목 접근 주의

    제도 손질 이후 공매도 전면 재개일이 임박한 가운데 투자 대응법에 투자자들의 관심 모인다. 공매도 재개에 따른 장점과는 별개로 단기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대차잔고가 증가하는 종목이 공매도 타깃이 될 수 있어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온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으로,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대차잔고는 9억691만7000주로 한 달전(8억2211만7000주) 대비 10%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43조3635억원에서 47조342억원으로 4조원 가까이 늘었다.

    코스닥시장의 대차잔고도 10조4334억원에서 10조5324억원으로 990억원 증가했다.

    대차잔고는 최근 로봇, 화학, 철강 등 업종 중심으로 대폭 늘었다.

    로봇주인 전진건설로봇 대차잔고는 한달 새 3억4000만원에서 60억1500만원으로 18배  급증했다. 티로보틱스 역시 4억9200만원에서 58억7200만원으로 12배 증가했다.

    화학주인 그린케미칼과 애경케미칼 대차잔고도 같은 기간 각각 444%, 326% 급증했다. 동양철관과 하이스틸 등 철강업종 대차잔고는 각각 392%, 250% 늘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공매도의 대기자금으로 볼 수 있는 대차잔고가 늘어나는 업종은 화학, 철강, 조선, 배터리 등"이라면서 "대차가 늘었다고 반드시 공매도가 몰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대부분 공매도 금지 전에 공매도가 활발했기에 공매도 재개 이후에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과거 공매도가 많이 이뤄졌던 종목들도 다시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숏 포지션수요가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일인 2023년 11월 3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잔고 비중 상위 종목에는 배터리, 화학, 관광 관련 종목이 대거 포진했다.

    당시 공매도잔고 비중이 컸던 상위 1위와 2위 종목은 호텔신라와 롯데관광개발로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액 비중은 각각 7.6%, 5.7%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고평가받는 종목 중 이익 전망이 좋지 않은 종목들 역시 공매도 타깃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로봇, 화학 업종이 대표적이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기간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높아진 업종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공매도 재개 후 밸류에이션은 높지만 이익 전망은 양호하지 않은 로봇, 화학 등 업종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재개로 인해 주식시장의 색깔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선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도주의 변화 여부는 제도 변화가 아닌 반도체 업황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세린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반등이 단기적인 흐름에 그치거나 상승 폭이 크지 않다면, 공매도 재개가 주도주의 흐름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며 "공매도 재개는 국내 증시에 한정된 이슈이며, 주도주는 글로벌 테마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