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게티컴퓨팅·아이온큐 등 주가 연초 대비 반토막황 CEO “상장사인지 몰라 … 잠재력·가능성 있다”“양자컴퓨팅 기술 개발 가속 … 상용화도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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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 관련주에 투자한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뒤를 잇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상용화 시점에 대한 부정적 전망 등으로 폭락해 손실이 불어나면서다.다만, 시장에서는 양자컴 관련 기술 개발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실제 상용화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주요 양자컴 관련주들은 연초 이후 일제히 급락장을 맞았다. 주요 종목별로 살펴보면 리게티컴퓨팅(RIGETTI COMPUTING INC)은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40.56% 하락했고 아이온큐(IONQ INC)는 46.71% 내렸다.같은 기간 퀀텀컴퓨팅(QUANTUM COMPUTING INC)은 55.35% 폭락했고 실스큐(SEALSQ CR)와 디웨이브퀀텀(D-WAVE QUANTUM INC)도 각각 51.54%, 0.48% 하락했다.특히 양자컴은 올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섹터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가 집계한 미국 증시 매수 상위 종목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리게티컴퓨팅 주식 18억8968만달러(한화 약 2조7693억원)어치를 사들여 9위에 이름을 올렸다.또한 아이온큐는 18억6180만달러(약 2조7285억원)를 매수해 10위를 기록했으며 ▲실스큐(5억7915만달러·약 8487억원) ▲퀀텀컴퓨팅(2억8087만달러·4116억원) ▲디웨이브(3억4011만달러·4984억원)도 각각 21, 38, 41위였다.이에 미국 자산운용사 ‘아카디안’의 오웬 라몬트 선임 부사장은 최근 ‘오징어 게임 주식시장(The Squid Game stock market)’ 뉴스레터를 통해 양자컴퓨팅 관련 주식의 폭등을 예로 들며 한국 서학개미들이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집중 매수하는 종목들을 피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국내 증시에서도 양자컴 관련 종목들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울소재과학은 연초 이후 39.03% 내렸으며 ▲코위버(-28.93) ▲시큐센(-20.86%) ▲라닉스(-8.72%) ▲라온시큐어(-6.75%) ▲파인텍(-6.43%) 등이 동반 하락했다.이는 연초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낸 영향이다. 앞서 황 CEO는 지난 1월 8일 월가 분석가들과의 간담회에서 양자컴퓨터의 도래 시기에 대해 “매우 유용한(useful) 양자컴퓨터에 대해 15년이라고 말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초기 단계일 것”이라며 “30년은 아마도 후기 단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그러면서 “하지만 20년을 선택한다면 많은 사람이 믿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는 20년은 걸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해당 발언에 대해 황 CEO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의 넷째 날인 20일(현지 시각) 양자컴퓨터 리더들과의 ‘퀀텀데이’에서 “나의 첫 반응은 ‘그들이 상장기업인지 몰랐다’였다”며 “질문에 답한 다음 날 양자컴퓨팅 업계 전체 주가가 60% 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그러면서 “나는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해 온 사람으로 엔비디아를 설립하고 쿠다(CUDA)를 개발해 현재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만드는 데 20년이 넘게 걸렸는데, 5, 10, 15, 20년이라는 범위는 나에게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며 “양자컴퓨팅은 엄청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모두 이 기술이 혁신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전문가들도 양자컴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자컴 관련주들은 단기적으로 기술적 이정표, 혹은 돌파구가 나올 때마다 기대감에 기반한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다만, 양자컴퓨팅은 수요의 문제, 비용의 문제가 한계로 존재하며 규모의 경제 부족으로 양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다만,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만큼 관련 기술들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실제 이달 초 개최된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 2025’에서는 양자통신을 포함한 유럽의 양자컴퓨팅 기술을 집약·전시한 퀀텀 유럽(Quantum Europe) 전시관과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Telefonica)의 적용 사례가 이목을 끌었다.또한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12일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양자전략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양자 기술 3대 핵심 분야(양자컴퓨팅·양자통신·양자센서)에서 2035년까지 양자 경제 선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양자전략위는 이를 위해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2032년 목표·7292억원 투자)와 100km 양자 정보 전송이 가능한 양자 중계기 개발(2030년 목표), 무(無) GPS 양자 항법 센서 개발(2027년 목표·2000억 원 투자)을 추진한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의 속도가 급가속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양자 기술 상용화도 급물살을 타고 있어 IT 주도주가 될 양자컴에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