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이후 누적손실만 829억원자회사 통해 배터리·반도체 패키징 사업 확장업계 "연내 흑자전환 무리,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 ▲ 박원철 SKC 사장 ⓒ연합뉴스
    ▲ 박원철 SKC 사장 ⓒ연합뉴스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SKC가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동박과 반도체 소재 사업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5년 내 6조원대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가운데 빠른 시일 내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C는 지난해 4분기 2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주요 화학 제품의 평균 가격이 하락한 것은 물론, 글로벌 동박 시장에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이었다. 직전 분기 영업손실이 369억원에 달하면서 증권가 일각에서는 3분기에도 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SKC는 모태 사업이었던 화학 사업이 내리막길을 걷자 비핵심 사업 정리에 나섰다. 최근 반도체 소재 사업을 운영하는 자회사 SK엔펄스는 반도체 전 공정 기초 소재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에서 운영 중인 웨트케미칼과 세정사업을 현지 업체(야커테크놀로지·선양신진)에 각각 팔기로 한 것. 매각 규모는 약 880억원으로 향후 반도체 부문의 투자 재원으로 쓰일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고부가 반도체 소재·부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 중 하나다. SK엔펄스는 화학기계적연마(CMP) 패드, 블랭크 마스크 등 반도체 전 공정용 고부가 소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분야 기업인 ISC 인수 계약을 약 5000억원 규모로 체결하는 등 반도체 후공정 사업에도 진출했다. 연내 앱솔릭스를 통해 세계 최초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용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미국 조지아에 준공할 예정이다.

    SK넥실리스는 북미 배터리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지난 7월 일본 도요타통상과 손잡고 북미 지역 동박 생산·공급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SK넥실리스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이후 북미 현지에서 동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도요타통상과의 합작법인도 해당 시점에 맞춰 설립과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처럼 SKC는 한계사업 정리와 신사업을 통해 2027년 11조40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투자 대비 안정적인 수익 흐름이 이어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SKC의 누적 영업손실이 829억원에 달하는데다 매출액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여기에 지속적인 투자금액까지 더해지면 턴어라운드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럽 고객사 수요 부진과 중국발 화학 제품 공급 과잉 여파로 이차전지용 동박, 반도체 등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며 "동박 공장 판매율이 올 4분기 실적부터 반영된다 해도 전체적인 실적을 견인하기엔 무리수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