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년물 국채금리 5% 목전4일 코스피 2.4%·코스닥 4% 급락세환율 급등에 외국인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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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조짐에 국내 증시가 파랗게 질렸다.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연고점을 경신하자 외국인은 주식을 팔아치우는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9.38포인트(2.41%) 내린 2405.69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장 막판 2402.84까지 밀리며 2400선을 위협받았다.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삼성전자가 1.32% 밀리며 6만7000원대로 내려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POSCO홀딩스는 4%대, 삼성SDI는 5%대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의 낙폭은 더 컸다. 지수는 4% 급락해 807.4에 장을 마쳤다.

    HLB(0.5%)를 제외한 시총 상위종목들은 전부 내렸다. 에코프로비엠(-7.11%)과 에코프로(-8.55%), 셀트리온헬스케어(-3.17%), 포스코DX(-1.29%), 엘앤에프(-9.05%), 레인보우로보틱스(-8.07%) 등은 폭락했다.

    양대 증시가 모두 얼어붙은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 수준보다 기준금리를 더 올린 후 오랜 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긴축 수준에서 얼마나 지속할지가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목표 달성까지)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발표된 미국의 고용 지표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미국의 긴축 기조가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61만건으로 전월치와 예상치인 880만건을 크게 상회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 3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를 돌파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4.9%를 넘어서며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장·단기물 금리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전 거래일 대비 26.7bp(1bp=0.01%) 오른 4.297%을 나타냈다. 국고채 2년물과 3년물은 각각 15.8bp, 15.2bp 오른 4.038%과 4.036%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4.2원 오른 136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1개월 만의 최고치다.

    외국인들은 이날 국내증시에서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급락세를 견인했다. 코스피에서 3988억원, 코스닥에선 257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 20일부터 7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보이며 1조원 가까이 주식을 팔았다. 코스닥에선 지난 15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국채 금리 상승, 달러 강세 부담과 더불어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이 우려로 작용하면서 양대 지수가 모두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주요국 장기채 금리가 수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국고채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한다"며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최고인 1360원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증시 외국인 수급에 부담이 될 가능성 커 보인다. 당분간 국내외 장기채 금리 동향에 주목하며 시장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