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세 찾다 급등… 4.85% 터치최근 석달새 변동성 1%p 등락정책금리 인상없이 긴축효과… 고금리 장기화 불가피
  • ▲ 식지않는 미국 경기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미국 국채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미 공군기에 오르는 조 바이든 대통령ⓒ연합뉴스
    ▲ 식지않는 미국 경기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미국 국채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미 공군기에 오르는 조 바이든 대통령ⓒ연합뉴스
    미국이 식지않는 경기를 과시하며 국채 10년물 금리가 또다시 연 4.8%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가중된다면 향후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18일 투자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4.85% 수준에서 호가가 제시되고 있다. 이달 초 기록한 고점은 넘어서지 않았지만, 전거래일 대비 0.14%p 급등한 수준이다. 미 국채 10년물은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단기물의 대표로 꼽히는 2년물 금리는 하루새 0.11%p 급등한 5.21%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9월 소매 판매는 7049억달러로 전월대비 0.7% 증가하며 시장 전만치(0.2%)를 크게 웃돌았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소비자 구매력은 탄탄하다는 의미로 해석됐고, 고금리가 더 오래갈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미 국채 10년물은 최근 급격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7월만 해도 연 3.75% 안팎을 유지하다 8월 연 4%대에 올라서더니 이달 들어 연 4.5%를 상회하는 모습이다. 이달 초에는 연 4.88% 최고점을 장중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7년 이후 최고치다.

    시장은 국채 금리 상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물가 연동채권 등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투자 수익률은 거의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긴축 기조를 이어가는 연준 인사들이 시장 금리 상승을 환영하면서도 뚜렷하게 상승배경을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더욱 짙어졌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진 보이빈 소장은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16년만에 최대치에 도달하며 채권시장이 상당히 조정됐음을 보여줬지만, 조정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블랙록은 국채 금리 상승에도 투자자들이 장기물에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면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연준 인사들도 국채 금리 변동폭에 주목하고 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준 총재는 "미 국채 금리 상승이 경제를 냉각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마이클 플레밍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본시장 리서치 연구 책임자는 "금리 변동성 수준을 고려할 때 국채시장 유동성이 이례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정책 당국자와 시장 참가자들이 경계심을 갖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데이터와 현장에서 듣는 것은 약간 차이가 있다"며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추가 정보를 기다리는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