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팔수록 손해"200% 넘긴 AIG손보, 악사손보, ACE화재 판매 중단"영양제, 발달지연, 하이푸시술 등 지속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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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증가로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일부 외국계 보험사와 생명보험사들은 이미 발을 뺀 상황이다. 실손보험은 자동차보험과 함께 소비자 물가지수 산정에 반영될 정도로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손해율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13개 손해보험사(DB·농협·롯데·메리츠·삼성·악사·ACE·AIG·MG·KB·한화·현대·흥국화재 등) 중 올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이 가장 높은 곳은 ACE화재로 207.7%에 달했다.
이어 AIG손보 205.0%, 악사손보 201.5% 등 외국계 보험사가 200% 넘는 손해율을 기록했다. 다만 이들 보험사는 늘어나는 적자 탓에 지난해부터 실손보험 신규판매를 중단했다.
위험손해율은 발생손해액(지급보험금)을 위험보험료(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이 되는 보험료)로 나눈 값으로, 위험손해율이 200%라는 것은 보험료 100원을 받아 200원을 지급했다는 의미다. 200% 넘는 손해율을 지속하자 신규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음으로 손해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145.3%를 기록한 현대해상이었다. 현대해상의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2020년 144.3%, 2021년 149.3% 등 꾸준히 상승하다 지난해 137.5%로 줄었다. 올해 또다시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물론 업계 평균(120.2%)보다도 25%포인트(p)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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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DB손보 499만건(14.0%) ▲메리츠화재 441만건(12.4%) ▲삼성화재 414만건(11.6%) ▲KB손보 413만건(11.6%) 등의 순이었다. 생보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생명이 245만건(6.9%)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손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올 상반기 현대해상에 이어 손해율이 높은 곳은 농협손보로, 138.6%에 달해 지난해(123.7%)보다 15%p 가까이 뛰었다. 다만 농협손보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3%에 불과해 적자 규모가 적은 편이다.
반면 시장점유율이 높은 DB손보(119.0%)와 삼성화재(121.7%) 등 대형 손보사는 올해 적자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100% 넘는 위험손해율은 곧바로 적자로 이어지기 때문이다.지난해 회사별 실손보험의 발생 손해액만 살펴봐도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전체 발생손해액은 13조3542억원으로 이중 11조3797억원(85.2%)이 손보업계에 전가됐다.
시장점유율 1위인 현대해상이 2조937억원으로 가장 많은 손해액이 발생했으며 이어 DB손보(1조8046억원), 삼성화재(1조7087억원), 메리츠화재(1조5942억원), KB손보(1조5485억원) 등 점유율이 클수록 손해액도 컸다.
이는 자가부담비율이 낮은 과거 판매 상품의 상품 구조상 과잉 의료 이용에 대한 효율적인 장치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21년 기준 전체 지급보험금(12조9000억원) 중 백내장,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이 7조9000억원으로 손해율 악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1~3세대 상품을 중심으로 자기부담 비율이 낮은 과거 실손보험 판매 상품의 과잉의료가 조 단위 적자의 원인"이라며 "영양제, 발달지연, 하이푸시술 등 새로운 비급여 항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