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빈방문 일정과 맞춘 경제사절단에 포함반조립공장 건설, 수소 생태계 구축 협력 구체화사우디·UAE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 탄력받을 듯
  • ▲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순방에 동행 중이다. 합작공장과 수소 생태계 조성을 통해 친환경차 세일즈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윤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 일정에 맞춘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경제사절단은 130여명 규모로, 21일부터 24일까지 사우디와 카타르 등 중동 국가를 방문한다.

    정 회장의 중동 방문은 현지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하는 한편, 반조립생산(CKD) 공장 건설 협력과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보탠다.

    사우디 자동차 시장 규모는 2018년 42만대에서 지난해 64만대로 4년간 52%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전기차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강력한 육성책에 따라 미래 성장성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자동차 조립 합작공장을 건설하며 중동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한다.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6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며, 전기차와 내연기관을 아우르는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방침이다.

    사우디는 아직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지만,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 지급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 반조립생산 공장은 자국 생산으로 규정돼 보조금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우디 공영 버스 업체에 수소전기버스를 판매·대여하며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판매뿐만 아니라, 수소 연료 보급을 위한 공급망 확보부터 충전설비와 운영까지 생산부터 충전에 이르는 사우디 내 수소사업 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반조립공장 건설과 수소 생태계 구축은 사우디가 석유 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성장 동력을 키우고자 하는 ‘사우디 비전 2030’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에서 정 회장과 만남 후 이어진 결과로,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에 현대차가 파트너로 낙점된 모습이다.

    카타르는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 10% 이상을 계획 중이며, UAE 전기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억5200만 달러에서 올해 3억2000만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UAE는 중동에서 사우디 다음으로 큰 자동차 시장으로, 대중교통을 2027년까지 모두 친환경차로 교체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특히 UAE가 한국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면서 자동차 관세가 철폐됐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UAE는 중국은 물론 미국이나 일본, EU와는 FTA를 체결하지 않은 상황이다. 세제 감면 항목에 친환경차도 포함돼있어,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를 비롯한 자동차 수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중동 판매 55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 합산 판매량은 32만4000여대로, 시장 점유율은 약 14.2%를 기록했다. 매년 연평균 6.8% 판매를 늘려 시장점유율 20%를 기록하겠다는 취지다.

    중동에서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한편, 전기차 전환 추세와 관세 철폐 등으로 상승효과가 기대되면서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중동에서 50년에 가까운 업력을 바탕으로 사우디에 A/S 네트워크를 70개 이상 확보하는 등 사후 서비스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현지 공략이 활발해지면서 향후 그룹 부품사들의 진출도 기대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중동은 각 나라마다 다양한 특성이 있는 만큼 시장별로 차별화된 전략과 서비스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판매와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전동화 모델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안을 지속 마련해 현지에서 입지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